[인사이드 코리아/에이미 잭슨]한미FTA 종착역이 눈앞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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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3일 03시 00분


며칠 전 초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딸아이의 과제물을 점검하다가 학교에서 나눠준 읽기 숙제를 같이 했다. 이야기가 주는 교훈이 눈길을 끌었다.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우리의 삶에 적용하기 매우 좋은 교훈일 것 같아 할 일을 미루지 않고 바로 하는 자세가 얼마나 유익한지에 대해 딸아이와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이 교훈이 매사에 실천되지는 않는 것 같다. 나는 당초 기고문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해결 사안을 모두 해결하고 이제 조속한 시일에 FTA 이행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기로 했다는 발표에 대한 기쁨을 표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타깝게도 양국 정상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FTA 추가쟁점 협상이 당초 약속된 시한을 지키지 못하고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나 또한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협상 과정의 난관을 잘 안다. 양국의 정치적 지뢰밭을 무사히 건너야 하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양보를 얻어내면서도 상대국 요구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주위에 온갖 추측이 난무할 때면 협상은 더욱 어려워진다.

기대하던 결과를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FTA가 양국에 유익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나는 역사적인 한미 FTA가 성공적으로 이행될 경우 양국 간에 경제적 사회적으로 협력 가능한 사례를 날마다 접한다. 또 우리는 한미 양국의 두터운 우정과 동맹을 잊어서도 안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관계가 오늘날 어느 때보다 강화됐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군 기지 이전, 대북관계, 핵 비확산, 기후변화 등 한미 양국이 상호 협력하는 국제 이슈가 이를 증명한다.

양국 정상은 지난 몇 달간 FTA의 남은 쟁점을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의지를 보였다. 자유무역의 전도사를 자처한 이 대통령은 FTA 협상의 후발주자였던 한국을 오늘날 자유무역을 선도하는 국가의 자리까지 끌어올렸다. 한국에 있어 무역의 중요성을 간파해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 인도 등 거대 경제권과 협상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FTA가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제성장에 이바지하며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는 지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보호주의 정책을 경계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다시 한번 자유무역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한국 국민의 다수는 자유무역이 가져올 혜택을 이해하며 이를 지지한다. 한국인으로서 대단히 자랑스러워 할 만한 일이다. 안타깝게도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미국 국민들로부터 그러한 지지를 받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국 내에서의 막중한 부담을 안고도 중간선거를 불과 몇 달 앞둔 상태에서 FTA의 비준을 위해 협상을 진전시키기를 바란다고 발표했다. 미국 대통령이 한미 관계를 매우 중시하며 양국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자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해석된다. 이 대통령을 향한 미국 대통령의 신뢰와 우정을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아시아지역에서의 선두를 지키고 미국 경기를 부양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자유무역의 선봉장이 돼야 함을 인식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오늘 할 일이 내일로 미뤄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진품은 위기에서 진가를 발휘한다’는 말이 있다. 협상은 위기로 치달았지만 협상을 마무리한 후에 얻을 이익이 거대한 만큼 이제는 리더들이 진가를 발휘할 때가 됐다. 바로 지금이 협상을 마무리할 기회다. 이토록 중요한 시기에 양국 정부와 민간 부문이 힘을 합쳐 일을 마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에이미 잭슨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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