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임순]임신중절 58%가 기혼여성이란 걸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6일 03시 00분


올해 각 분야에서 다양한 논란이 많았다. 의료계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인공임신중절을 반대하는 산부인과 의사단체인 프로라이프의사회가 불법 인공임신중절을 지속적으로 했던 병원을 고발하고 정부가 신고센터를 운영하면서 논란이 뜨거웠다.

태국의 사원에서는 불법 인공임신중절 후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태아 시신 2000여 구가 발견되어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이렇듯 인공임신중절은 세계적으로 끊이지 않는 논란거리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도 인공임신중절률이 높아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지금까지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미혼 여성을 대상으로 문제를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한 경우가 많았다. 실제 기혼 여성의 인공임신중절이 미혼 여성보다 많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신생아의 78%에 이르는 태아(34만2433건)가 인공임신중절로 희생됐다. 58%가 기혼 여성에 의한 시술로 미성년자를 포함한 미혼 여성(42%)보다 많다.

기혼 여성이 피임을 소홀히 하고, 원치 않는 임신을 인공임신중절로 해결한다는 점을 말해준다. 계획 임신은 여성 스스로를 비롯한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는 필수 요소다. 기혼 여성 스스로 피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올바른 피임법을 활용해 인공임신중절 상황을 예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와는 다르게 피임 방법도 다양해지고 발전했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산부인과를 찾아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자신의 생활 스타일 및 자녀계획에 맞는 피임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기혼 여성이 주로 사용할 수 있는 피임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영구 피임법은 차후에 여러 사정으로 임신을 원할 경우에 난관복원수술이라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산부인과 의사로서 쉽게 권하지 않는 방법이다. 따라서 기혼 여성은 한 번의 간단한 시술로 장기간 높은 피임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언제든지 임신을 원할 때 제거하면 가임력을 회복하는 피임법이 바람직하다.

인공임신중절을 어느 범위까지 법으로 허용하느냐 마느냐에 대해 여성의 인권과 배 속 태아의 생명권을 둘러싼 끝없는 논쟁이 이어졌다. 어느 쪽이 맞느냐를 떠나서 논란을 줄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해결책은 철저한 계획임신과 피임으로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태아의 생명 또한 보호하는 일이다.

결혼이라는 사회와의 약속을 이행한 기혼 여성은 좀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남성에게만 의존하지 말고 주체적으로 피임을 하고 건강한 가족계획을 실천하는 등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현명한 여성이 되어야 한다.

이임순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동영상= 인공중절(낙태) 후에는 반드시 조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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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10-12-16 09:07:39

    태아의 생명도 보장 받는 법이 필요하다. 사람의 생명을 자신의 임의대로 살인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 피흘린 죄값을 받기떄문인데 생명 경시 풍토를 만들어내고 생명의 좀엄성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사람은 다 그 과정을 통하여 이 세상에 왔거늘 태아의 생명을 경시하는 풍토가 결국은 사회적 문제요 나라의 문제가 된다. 임신 하기전에 피임을철저히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2010-12-16 06:20:03

    임신중절 책임은 정부와 국회의원입니다.산 사람도 너무 먹기 살기 힘들어 임신중절합니다.미혼여성 42%도 살기 좋으면 왜 임신중절하겠습니까? 제발 이런 무책임한 말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또 산부인과 의사는 돈 벌려고 임신중절 유도 안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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