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만든 26세의 마크 저커버그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타임은 “지구촌 사람들을 연결해 사회적 관계를 맺어주고 정보 교류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창조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전 세계에서 5억5000만 명이 가입한 페이스북이 인류가 살아가는 방식을 변화시켰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저커버그가 6년 전 20세 때 하버드대 학생으로 기숙사에서 친구들과 함께 만든 페이스북은 세계 인구의 12분의 1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인터넷 조직으로 성장했다. 국가로 치면 중국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나라에 해당한다. 페이스북은 e메일과 휴대전화에 견줄 만한 의사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페이스북은 단순한 인맥연결 사이트를 넘어 다양한 사업화를 시도할 수 있는 개방적인 인터넷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응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페이스북에서 통용되는 상업적 애플리케이션이 쏟아지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수많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과 같은 개방형 인터넷 서비스는 한국의 통신·인터넷 사업자들이 상상도 못한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기존 사업자들은 가입자나 콘텐츠를 자사(自社)의 울타리 안에 가두어 둬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저커버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창조적 기업가정신을 보여준 정보화 시대의 영웅이다.
1년 전 애플이 개발한 아이폰이 들어왔을 때 국내 IT 업계는 아이폰 쇼크에 빠졌다. IT 강국이라는 자만에 취해 우물 안에 갇혀 있었다는 반성의 소리가 나왔다. 우리의 생각이 닫혀 있으면 아이폰 쇼크, 페이스북 쇼크 같은 IT 충격에 연타당할 수밖에 없다.
아이폰이나 페이스북 같은 것을 먼저 만들어 내려면 무엇보다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기업가정신이 사회와 시장 속에 넘쳐나야 한다. 창조적 기업가정신을 가진 젊은이들은 미처 발견되지 않은 사업 기회를 포착해 시장과 부(富)를 창출해 낸다. 기업가정신이 쇠퇴하면 수익성 있는 사업을 비관적으로 평가해 사업 기회를 놓치고 일자리 창출 기회도 잃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00년 이후 우리나라의 기업가정신이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커버그를 능가하는 창조적 기업가들이 이 땅에서 속속 나타나기를 대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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