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박영균]MI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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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4일 03시 00분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낸 짐 오닐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은 2003년 ‘브릭스 4국이 2050년이 되면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같은 전통 강국을 제치고 세계 6대 경제 강국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에는 반신반의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들 국가가 덩치는 크고 잠재력이 풍부했으나 선진국에 비해 여러 면에서 크게 뒤떨어졌기 때문이다.

▷오닐 회장이 이번에는 믹트(MIKT)라는 신조어를 내놓았다. 그리고 브릭스와 함께 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등 믹트 4국이 내년에 세계 경제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믹트 4국을 내년도 성장국가군(群)에 새로 포함시킨 것이다. 성장국가란 자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가진 나라로 주요 7개국(G7) 등에 의존하는 신흥국가와는 다르다. 그는 내년에 투자자들이 성장국가와 신흥국가의 차이를 배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믹트 4국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나라는 인도네시아와 터키다. 세계 4위의 인구를 거느린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5%의 성장을 기록했고 올해도 6%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덕분이다. 터키도 유럽 재정위기의 풍파 속에서도 올해 8%의 높은 성장률을 바라본다. 한국과 멕시코는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았으나 올해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한국이 성장국가군에 포함된 것은 미래에 대한 우리의 기대치를 높인다. 오닐 회장의 예언대로 브릭스 4국은 급부상했고 발전 속도는 눈부셨다. 2015년 전후 일본을 앞설 것이라던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올해 일본을 제쳤다. 한국은 2002년 GDP 기준 세계 11위였으나 2004년 인도에, 2006년에는 브라질과 러시아에 추월당했다. 믹트 4국이 브릭스 4국만큼 성장할 수 있을까. 한국은 세계 11위에 올랐을 때 곧 10위권으로 진입할 것처럼 큰소리친 적도 있지만 백일몽이었다. 우리 국회는 세계 최악의 국회로 낙인찍힐 정도로 싸움으로 지새우고 있다. 여기에 포퓰리즘까지 가세한다면 비관적 전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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