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홍권희]구름을 잡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3일 20시 00분



앞으로 ‘고성능 컴퓨터로 중무장한 영업사원’은 시대에 뒤진 사람 취급을 받기 쉽다. 가벼운 단말기를 들고 다니다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성능이 가장 좋은 컴퓨터를 원한다면 죽기 직전에 사라’는 농담도 이젠 사라질 것이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고속처리 능력을 갖춘 컴퓨터나 다기능 소프트웨어를 일일이 사들이지 않고 빌려 쓸 수 있다.

세계 정보기술(IT)업계가 주목하는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덕분이다. 클라우드는 말 그대로 ‘구름’이다. 새로운 기술이 나온 것이 아니라 기존 기술을 융합해 커다란 구름 속에 집어넣은 것 같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구름’ 속에는 슈퍼컴퓨터와 각종 소프트웨어 또는 IT 관련 사업자를 돕는 플랫폼까지 들어 있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구름’과 닿아 서비스를 활용하고 실제 사용 요금을 전기료 내듯이 내면 된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30년 치 신문 1100만 장을 찍은 이미지 파일을 읽기 쉬운 문서형식인 PDF 파일로 바꾸는 문제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 회사 컴퓨터로는 14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왔다. 하지만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슈퍼컴퓨터를 빌려 써 24시간이 안 돼 작업을 마쳤다. 비용은 240달러(약 27만 원)였다. 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로 유명한 아마존은 2006년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맨 먼저 시작한 이 분야의 챔피언이다.

기업의 컴퓨터 서버(저장 공간) 가동률은 평균 20% 정도다. ‘광클(광적인 클릭)’ 같은 갑작스러운 접속 증가 등에 대비해 늘려놓은 용량은 대부분 낭비된다. 그 대신 ‘구름’과 연결하면 컴퓨터 구입비와 전기료 등을 84%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자원관리 시스템 구축에 1억4000만 원이 드는 경우 ‘구름’을 통하면 월 50만 원이면 된다고 한다.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IT 관련 투자가 감소한 정부부문과 대기업들이 반색할 만한 대안이다. 실제로 미국 마이애미 시의 IT 부서는 인력과 예산이 줄어 시민과 여행객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는 처지가 됐지만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계약해 비용을 75% 줄이면서 더 빠른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독일에서 낮에 텅텅 비는 도심의 영화관을 빌려 기업 이벤트 사업을 하는 로케이션시네마는 미국 세일즈포스닷컴의 고객 및 매출관리 서비스를 받아 영업력을 키웠다.

이런 성공사례는 극히 일부분이다. 개인용컴퓨터(PC)와 인터넷에 이어 제3의 혁명을 불러올 서비스로 꼽히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올해부터 세계를 본격적으로 바꿔갈 것이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관련 시장이 연평균 34%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다.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 각국 정부와 대기업의 관심과 투자를 감안하면 성장이 더 빠를 수밖에 없다. 아마존 구글 세일즈포스닷컴에 이어 MS IBM HP 시스코시스템스 델 같은 글로벌 IT기업들의 한판 승부가 흥미진진하다.

한국의 ‘구름’ 실력은 미국에 4년 뒤져 있다고 방송통신위원회는 분석했다. 시장이 커진 지 2, 3년 남짓이므로 앞으로 우리가 뛰기 나름이다. 지난해 대형 IT창고인 스토리지를 만들어 개인과 기업에 제공해온 이석채 KT 회장은 “각 분야의 중소기업들이 스토리지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 사업을 올해부터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관련업계는 미국과 일본의 ‘구름’을 활용한 원격진료 집중연구를 예사로 봐선 안 된다. 겨울 하늘의 구름 한 조각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 경쟁을 읽어야 한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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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추천 많은 댓글

  • 2011-01-04 12:42:25

    여기서 구름은 하늘에 떠있는 실질의 구름이다. 내 작품에서 구름이 테마로 떠오르니까 동아개X끼들이 구름의 신선도 없에고 하잘 것 없는 모티브 도용으로 만들기 위한, 박근혜 씹따까리하기의 나 말살하기다. 이렇게 보는 것(도감청)마다 파괴 공작을 하고 있다. 이, 명박이와 박근혜 미친년, 언론이 뭐가 다르며, 박근혜 인기도, 지지도가 조작된 허상이 아니라고 할 것이냐? 도둑놈세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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