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성장과 일자리’ 합창하는 세계 지도자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4일 03시 00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중국 일본 독일 등 세계의 지도자들이 신년연설에서 한결같이 강조한 것은 경제와 개혁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를 성장시키고, 일자리를 만들고, 중산층 강화를 확실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며 여소야대(與小野大) 의회의 당파를 초월한 협력을 호소했다. 그는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헌신한다면 누구와도 기꺼이 협력할 것”이라며 하원 다수의석을 차지한 공화당의 국정 협조를 당부했다.

2010년 경제 규모 세계 2위에 오른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 역시 경제를 새해의 톱 어젠다로 제시했다. 후 주석은 지난해 12월 31일 국영방송을 통해 국내외에 방송된 연설에서 “1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2011∼2015년)이 시작되는 첫해인 새해엔 경제발전 방식의 변혁을 가속화하겠다”며 경기부양책을 계속하면서도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잡는 정책을 시사했다. 선진국들도 중국이 쉽사리 회복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주요 동력이 돼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는 “헤이세이(平成·일본의 현재 연호)의 개국(開國)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부흥을 이끈 메이지유신의 1차 개국, 전후 고도성장시대의 2차 개국에 이어 올해는 3차 개국을 성공시키겠다는 비장한 다짐이다. 간 총리는 그 수단으로 자유무역협정(FTA)보다 단계가 높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과 한국 유럽연합(EU) 호주와의 FTA를 들었다. 보호주의적 관행을 깨는 일본을 보더라도 당리당략 때문에 한미 FTA 국회 비준 동의를 미뤄서는 안 될 것이다.

재정위기를 겪는 유럽의 국가 지도자들은 고통 분담을 호소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정부지출 감축은 아프지만 꼭 필요한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가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새해에는 세제 및 사법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저(低)실업률 고(高)수출을 구가하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위기를 통해 우리는 더욱 강해졌다”며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는 “독일 경제는 성실과 규율, 상상력과 기술력으로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한 독일 축구 같은 미덕을 지녔다”며 철학자 카를 포퍼의 말을 인용했다. “미래는 활짝 열려 있고, 우리 모두에게 달려 있습니다. 아이디어와 호기심과 그리고 열정을 가지고 새해를 맞이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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