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 관계가 걱정스럽게 변했다. 2010년 한 해 동안 양국 간에는 충돌과 논쟁이 이어졌다. 2001년 9·11테러 이후 양국 관계가 오늘처럼 걱정스러운 적은 없었다. 중국의 대미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 미국의 대중 정책도 실질적 변화가 있지 않았다. 그런데 왜 이럴까.
지난해를 돌아보면 원인을 쉽게 알 수 있다. 양국 관계는 자국 내 정치적 요인에 영향을 받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중국의 영향력은 급속히 확대됐다. 거꾸로 미국은 고실업, 예산 적자 확대 등 많은 도전에 부닥쳤다.
미국의 많은 연구기관과 정책결정권자들은 중국은 미국이 이미 쇠락하기 시작했고 이 기회를 타려 한다고 생각해 대책 마련에 조급해 한다. 중국의 생각은 다르다. 양국은 금융위기에 맞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우고 있다, 중국은 국채를 구입해 미국을 도와주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에 어떤 실질적인 보답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대만에 무기 판매 결정을 내렸고, 큰 목소리로 ‘아시아 귀환’을 외친다. 또 아시아 국가들을 모아 중국을 향한 군사적 외교적 포위작전을 펼치고 있다. 그 때문에 중국의 민족주의 세력은 줄곧 미국과 타협하지 말자는 정서를 선동한다.
양국은 위안화 환율 문제, 한반도 문제 등에서 대립했다. 중국이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를 사실상 거절했고 미국은 항공모함을 황해(서해)에 파견하지 말아달라는 중국의 요구를 거절했다. 또 중국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 간의 난사군도 영유권 분쟁, 중-일 간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열도) 분쟁에도 끼어들었다.
특히 인권문제는 매우 민감했다. 달라이 라마, 구글의 중국 철수, 류샤오보(劉曉波) 박사의 노벨 평화상 수상 등 지난해 인권과 자유에 관한 양국 간 논쟁은 1995년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신호도 많았다. 미국의 대중 수출은 전년보다 30% 늘었다. 미국의 다른 시장에 대한 증가율을 훨씬 앞지른다. 최근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미뤄졌던 중국 방문을 했다. 중-미 군사교류가 다시 정상궤도를 탄 것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주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중-미 관계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말대로 교차로에 서 있다. 양국의 미래 관계가 협력을 통해 서로 이익이 될지, 계속 소원해져 새로운 냉전을 형성할지는 이번 후 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간의 만남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두 지도자가 어떤 방식으로 새롭게 양국 관계를 조정할 것인가 하는 점이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다.
14일 추이톈카이(崔天凱)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중-미는 합작을 빼놓고 다른 길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 내부에서도 반미 정서를 계속 놔둘 수 없는 점을 인식했다는 소리다. 후 주석의 방미에는 정부 및 경제계 인사들로 구성된 500명의 수행원이 함께한다. 중국은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생각이 없고, 상호 간 경제적 합작이 깊어지기를 원할 뿐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물론 회담 내용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인권도 마찬가지다. 종교의 자유와 류 박사의 석방 요구 등에 대해 후 주석이 실질적인 답을 내놓기는 어렵지만 양국 간 인권대화에서 풀어보자고 합의할 수 있다. 양국 지도자가 이번 만남에서 합작이란 대전제 아래 경제협력, 동아시아 안보와 핵확산 방지 등의 지구적 의제를 논의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양국은 서로 협조할 부분을 찾고, 최대한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면서 상호 도움을 주는 방식을 추구해야 하고, 또 추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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