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마돈나로 불리는 레이디 가가(25)가 어제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팝 보컬 앨범상과 최우수 여성 팝 보컬 퍼포먼스상을 받았다. 음악과 공연 모두에서 최고라는 평가다. 그는 2009년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신인상을 받은 뒤 지난해 빌보드가 선정하는 올해의 아티스트가 됐다. 이번 수상으로 일약 세계 최고의 여가수로 떠오른 느낌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가 올해부터 ‘레이디 가가와 명성(名聲)의 사회학’이란 정규 강의를 개설한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시상식에 정육점 생고기를 덕지덕지 붙인 엽기적인 의상을 입고 나왔다. 동물보호협회로부터 격렬한 비난을 받은 이 의상은 현대 미술의 한 조류를 형성한 ‘YBA(Young British Artists·영국의 젊은 미술가들)’에게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레이디 가가는 뉴욕대 티시예술학교에 다닐 때 YBA의 대표주자인 데미안 허스트와 스펜서 튜닉을 주제로 한 80쪽짜리 논문을 썼다. 그는 작곡 솜씨도 뛰어나 직접 쓴 곡이 많다.
▷레이디 가가의 본명은 스테파니 조안 저마노타. 그는 미국의 평범한 이탈리아계 가정에서 자랐고 얼굴이 예쁜 것도, 몸매가 매력적인 것도 아니었다. 그는 중고교 때 남자 아이들을 쫓아다녔지만 “항상 남자 아이들 주변에서 루저(loser)였다”고 말한 적이 있다. 레이디 가가는 자신의 본명을 딴 ‘스테파니 저마노타 밴드’라는 이름으로 처음 가수 생활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검은 머리칼, 두꺼운 눈 화장, 꽉 끼는 의상’을 한 전형적인 3류 가수의 모습이었다.
▷그는 지금 노란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고 심한 노출 의상을 즐겨 입는다. 그에게는 남성 팬보다 여성 팬이 많다. 팬들은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변신한 그를 좋아한다. ‘나도 레이디 가가처럼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사실 레이디 가가는 심한 노출을 할 때도 요염하기보다는 파격적이다. 그는 댄스 가수가 아니라 행위예술가가 되고자 한다. 가수가 공연을 한다기보다 행위예술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 그가 음악에 가져온 변화다. 그는 “음악을 만들 때 내가 무대에서 입을 옷을 먼저 떠올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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