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가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교육비 조사는 2006년까지 부정기적으로 이뤄졌으나 2007년부터는 통계청이 맡아 해마다 실시하고 있습니다. 조사 대상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이 학교 밖에서 지출하는 과외비입니다.
이 조사에서 사교육비는 매년 10% 이상 증가해 왔습니다. 하지만 2009년에는 전년도보다 3.4% 증가에 그친데 이어 2010년에는 3.5% 줄어든 것입니다. 지난해 전체 사교육비 규모는 20조9000억원이었으며 학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는 24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사교육비 문제와 관련해 모처럼 긍정적인 소식입니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초중고생이 21만 명이나 줄었습니다. 학생 숫자가 줄어든 만큼 사교육비가 감소한 것입니다. 이번 통계의 분석 작업을 맡은 교육과학기술부도 학생 감소 효과가 컸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순수한 사교육비 감소 비율은 0.8%에 그치고 있습니다. 학생 감소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사교육비는 조금이나마 줄어든 것입니다.
교육당국은 정부의 사교육 대책이 효과를 거두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교육비 지출은 경제 여건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그동안 국내 경제가 좋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글로벌 경제위기 등으로 일반 가정의 형편이 나빠져 사교육비 지출을 줄였던 측면이 있습니다.
앞으로 사교육비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중요합니다. 심각한 저출산 현상으로 사교육비는 전체 규모 면에서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은 67만 명에 이르렀으나 9년 뒤인 2020년에는 40만 명으로 크게 감소합니다. 입시경쟁도 그만큼 완화될 것입니다.
따라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불가피하게 사교육 수요가 발생하더라도 '입시를 위한 사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의 미래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교육이 이뤄지도록 지금부터 물꼬를 터나가야 합니다. 정부 정책도 이 점까지 내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