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유학할 당시 한국에서 보낸 우편물을 받았다. 발신인은 남양주시선거관리위원회였다. 모국어로 쓰인 편지를 받는 것만으로도 기뻤지만 대한민국이 타국에 있는 국민인 나를 잊지 않고 유권자로 인정한다는 데 감격했다.
한국 유학생들은 언어 장벽으로 위축돼 있고,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다. 우리에게 모의 재외선거 우편물은 큰 화젯거리였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소속감을 가지고 주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민 세대의 마음 역시 한국을 향해 있다. 유학 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던 가게의 사장은 캐나다에 온 지 30년이 넘었지만 한국 포털사이트를 인터넷 시작 페이지로 설정해 놓고 있었다. 또 매일 한국 신문을 읽고 한인 종교단체 관계자와 한인 사업가들을 주로 만나 한국의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모의 재외선거일에 투표소로 향하는 재외국민은 많지 않았다. 재외선거라는 개념이 낯설었고 재외선거 우편물을 이용한 투표 방법에 관한 설명을 들을 곳도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 많은 재외국민이 재외선거가 갖는 의미를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자발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때 재외선거는 바로 설 수 있다. 이는 재외선거에 대한 적극적인 안내와 홍보, 한인사회의 협조와 관심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
2012년 제19대 총선을 시작으로 제18대 대선에서 실시될 재외선거가 성공적으로 치러져 내가 그랬듯 재외국민이 마음속으로 조국에 대한 사랑과 감동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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