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젊은이 10명 중 7명이 한일 간 문화 교류 현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이라는 국가보다는 일본 문화에 더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일문화교류회의(위원장 정구종 동서대 석좌교수)는 11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일한문화교류회의(위원장 가와구치 기요후미 리쓰메이칸대 총장)와 공동개최한 ‘한일 문화교류의 새로운 흐름’ 국제심포지엄를 통해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일문화교류회의가 올해 1월 17∼3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일본 문화 수용실태와 일본 이미지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중 362명(72.4%)이 일본 내의 한류나 한국 내의 일본 드라마 인기 등과 같은 한일 문화 교류현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본을 방문한 적이 있는 응답자일수록 한일 문화교류에도 긍정적이었다.
‘평소 일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141명(28.2%)만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반면 ‘일본 문화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186명(37.2%)이 긍정적인 답변을 보여 국가로서의 일본보다 일본 문화에 상대적으로 더 높은 호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바람직한 한일 문화교류의 방안에 대해서는 ‘양국 문화콘텐츠 수출입’(31.6%), ‘상호 방문’(27.4%), ‘공동 문화콘텐츠 제작’(25.8%)을 꼽았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일본 문화는 애니메이션(24.8%)이 가장 많았고, 영화(18.8%), 만화책(16.8%), 드라마(12.4%), 스포츠(8.8%) 순으로 나타났다. 일본 문화를 접촉하는 경로는 인터넷(50.4%)이 가장 많았고, 케이블TV(20.4%), 지상파TV(10.0%) 등이었다.
정구종 위원장은 “최근 한일 간의 문화 교류가 단순한 교류를 넘어 상대의 문화를 평가·수용하는 하이브리드화로 전개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제심포지엄에서는 근래 활발해지는 한일 문화교류 현상을 분석하는 주제발표가 있었다. 이준웅 서울대 교수가 ‘한일 대중문화교류와 소통의 원리’를, 오구라 기조 교토대 교수가 ‘하이브리드화하는 한국과 일본’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최근 일본에서 ‘소녀시대’의 인기는 ‘취향의 공동체’가 일본 내에 존재했음을 보여 준다”며 “문화 간 소통을 긍정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을 표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구라 교수는 일본 내의 한국화 현상을 소개했다. 오구라 교수는 “2000년경부터 일본의 다양한 영역에서 ‘한국을 배우자’는 논의가 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다”며 “최근 10년 동안 일본 사회는 알게 모르게 문화적 하이브리드화를 겪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한일문화교류를 상징하는 한국의 재즈드러머 남궁연 씨와 일본의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씨의 공동연주도 열렸다.
한일·일한문화교류회의는 1998년 한일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한일 문화교류를 논의할 목적으로 양국 정부가 문화예술계 인사에게 위탁해 구성한 단체로 한국과 일본에서 11명씩 활동하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은 문화체육관광부, 동아일보, 일본 아사히신문, 주한일본대사관공보문화원, 야마하뮤직코리아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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