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토머스 프리드먼]‘아랍의 만델라’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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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9일 03시 00분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리비아, 예멘, 바레인 그리고 시리아에서 반정부 세력이 일어나고 있다. 오랜 세월 아랍 세계의 자유를 억눌러온 독재정권이라는 마개가 3억5000만 아랍인들에 의해 뽑힐 수 있다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나는 결과가 매우 희망적이리라고 생각한다. 아랍 사람들이 정직하고, 그들을 대변해줄 수 있는 정부를 가지기 위해 투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교육 기회 부족, 자유 결핍 등을 극복해야만 한다. 하지만 더 멀리 가기 위해서는 부족주의, 종교적 분파주의 같은 지뢰밭들을 뛰어넘어야만 한다.

이러한 변화에 어떤 위험과 가능성이 있는지를 이해하는 최선의 방법은 이라크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라크전에서의 경험은 우리에게 매우 귀중한 교훈을 주기 때문이다. 단단한 마개가 뽑혀 나갔을 때 분열돼 있는 아랍 국가들이 어떻게 민주적 국가로 이행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교훈 말이다.

민주주의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시민, 즉 스스로를 국가 공동원의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선거를 통해 누구나 다스릴 수도, 다스려질 수도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민주주의의 명성’의 저자 마이클 맨델바움이 말하는 자유가 필요하다.

한 국가에 자유를 정립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부족, 민족, 분파주의로 갈라져 있는 국가들에서는 훨씬 더 힘든 일이 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이라크보다 분열된 나라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라크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첫째, 우리가 독재자란 마개를 뽑아버렸을 때 쿠르드족, 시아, 수니 세력들이 흘러나왔다. 내전 비슷한 상황에서 그들은 서로의 힘을 가늠해 보았다. 하지만 그들은 이라크 국민으로서 하나가 돼 살고자 하는 강한 동경도 보여줬다. 최근 총선에서 수니파와 연정을 한 시아파의 아야드 알라위가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은 중동의 부족적 색채가 강하지만 이는 충분히 극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순교자 광장의 유령’을 쓴 레바논 작가 미카엘 영은 “아랍 세계의 시민 의식에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는 일부분일 뿐이다. 아랍 정권이 시민들에게 결코 시민 의식을 허용한 적이 없기 때문일 뿐이다. 시리아 내 시위를 보라.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평화적으로 투쟁하고 있으며, 그들 국가의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가”라고 말한다.

두 번째 교훈은 이라크에 내전이 발생하지 않고, 스스로 헌법을 만들어 공정한 선거를 치러내는 변화를 통해 이라크인들이 안정적이고 중립적인 중재자를 찾아냈다는 것이다.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중재자 역할을 수행했지만, 항상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이집트에서는 군부가 중재자 역할을 수행해 나가고 있다. 누군가는 이러한 역할을 수행해야만 한다. 리비아 시리아 그리고 예멘에서는 누가 그런 역할을 해줄 것인가?

마지막 교훈은 내부에서도 스스로 중재자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떠난 후 이라크인들은 혼자 힘으로 민주주의를 이룩해내야 한다. 이는 민주주의를 원하는 모든 아랍 국가들에 해당되는 일일 것이다. 그들은 중재자를 스스로 키워내야 한다. 아랍의 넬슨 만델라를. 시아, 수니, 부족장들은 넬슨 만델라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했던 것처럼 서로에게 그 역할을 해내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아랍 시위대들의 새로운 지도자가 해내야만 하는 일이다. 보다 많은 아랍의 만델라가 나타날 때 그들 스스로의 변화를 그들의 힘으로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나타난다면? 지켜보고, 바라자. 우리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마개는 뽑히고 있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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