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협력단(KOICA) 박대원 이사장(왼쪽)과 굿네이버스 이일하 회장이 만나 지난
20년 동안 한국의 대외 원조 활동을 짚어 보고 민관 협력을 통한 원조 활동 방향을 논의
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2013년에는 한국인 봉사자 2만 명을 ‘월드 프렌즈 코리아(WFK·World Friends Korea)’라는 단일 브랜드 아래 세계 곳곳에 내보냅니다. 단체와 학생 등 민간 분야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세계 속에 ‘주는 한국’의 이미지를 심는 것이죠.”
정부의 대외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 박대원 이사장은 28일 “계획이 실현되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원봉사자를 내보내는 국가가 될 것”이라며 “대외 원조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와 민간의 든든한 협력 관계”라고 강조했다. 민간의 대표적인 국제 구호단체인 굿네이버스 이일하 회장도 “한국의 대외 개발원조는 정부와 민간의 협력과 통합이 가장 잘 이뤄지고 있는 분야”라고 맞장구를 쳤다.
정부와 민간에서 한국의 대외원조 활동을 이끌고 있는 KOICA와 굿네이버스는 각각 다음 달 1일과 이달 28일이 창립 20주년 기념일이다. 박 이사장과 이 회장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로 초대해 얘기를 들었다.
―민관 합동의 WFK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박 이사장=올해부터 정부기관들의 해외 자원봉사 파견 활동을 KOICA가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삼성 LG 아시아나 등 개별 기업과 민간단체들의 해외 봉사활동을 WFK 우산 밑으로 가지고 올 예정이다.
▽이 회장=정부와 민간은 이미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파라과이의 경우 KOICA가 청소년센터를 짓고, 운영은 굿네이버스가 민간 전문가들을 초빙해 하고 있다.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해외 봉사단원 300명을 모집하면 3000명이 모일 정도로 인기다.
―한국의 대외원조가 지향하는 새로운 20년의 비전은….
▽박 이사장=한국이 외국의 도움을 받아 잘살게 된 것처럼 해외 개발도상국들이 잘살게 돼 지구촌에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자 의무다.
▽이 회장=민간 개발원조는 최근 6, 7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20년 전 불과 두세 곳에 불과하던 민간 모금단체가 지금은 200곳이 넘는다. 앞으로 3∼5년 사이 정점에 도달해 향후 20년 동안 선진국형 대외 원조활동이 정착될 것이다.
―비전 달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박=주민들의 생활수준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개발과 교육 프로젝트에 주력한다. 페루 농민들에게 고려청자 공장을 세워주고 기법을 알려줬다. 소득이 열 배로 늘어나자 농민들이 자녀를 더 가르치고 한국산 전자제품과 자동차를 구입하기 시작하더라.
▽이 회장=분야별 전문가들을 자원봉사자로 모시는 데 주력한다. 최근 탄자니아에 세계 최초의 기생충 치료 및 예방 전문병원을 세운 뒤 전문가들을 자원봉사자로 초빙했다. ―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박 이사장=한국이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한 것은 1000억 달러 규모의 ‘세계 원조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다양한 전문가가 퇴직 후 해외 봉사활동으로 보람찬 노후를 보냈으면 한다. ▽이 회장=선진국일수록 많은 국민이 대외 원조활동에 참여한다. 국민이 개발원조 전문가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성원해 줬으면 좋겠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