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키워드는 ‘나눔’과 ‘전통 문화’가 되어야 합니다. 해외봉사활동을 민관합동의 체계적인 조직으로 확대하고, 우리 문화가 스며 있는 서원과 사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것도 나눔과 전통 문화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을 알려야 한다는 큰 그림에서 나온 것입니다.”
12일 서울 중구 저동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만난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64)은 최근 대통령에게 보고한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업무계획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4월말로 취임 6개월을 맞는다.
국가의 명성을 높이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군가 애를 쓴다고 쉽게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사람들은 단순히 돈을 많이 가진 부자를 존경하지는 않습니다. 그 돈을 좋은 데 기부하고 자원봉사를 많이 하는 부자를 존경하죠. 문화적 향기를 풍기는 부자에게는 인간적으로 끌리는 것이 인지상정이고요. 국제사회의 일원인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원회는 그동안 정부 주도 형태였던 해외봉사단 활동을 대학생과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형태로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작년에 4200명 수준이던 봉사단 참가규모를 올해는 2만여 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봉사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합니다. 대학생이나 민간기업 임직원이 해외 봉사를 나가더라도, 해외에서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연수기관에서 교육을 받은 뒤 나갈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해외 봉사활동을 대학의 학점으로 인정하고, 민간기업에 취직하거나 공무원시험에 응시할 때 우대해 주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구체적인 우대 기준과 시행 시기는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칠 계획이다.
“이런 이득을 얻겠다는 생각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겠지요. 그렇지만 이런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국민에게 제도적으로 최소한의 뒷받침을 하자는 취지입니다.”
국가 브랜드 고양의 또 다른 축인 ‘전통 문화’ 부문은 서원과 사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 추진이 핵심이다. 서원은 동아시아에서 한국처럼 보존이 잘된 곳이 없다. 서양뿐만 아니라 중국과 같은 동아시아 국가로부터도 부러움을 받고 있다. 교육열이 높은 한국의 이미지와도 잘 맞는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1000년 이상 한반도의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불교문화와 사찰도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문화자산이라고 그는 말했다.
“아직도 우리는 우리 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자긍심이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전라도에서는 경북 경주에 옥산서원, 경상도에서는 전남 장성에 필암서원과 같은 훌륭한 서원이 있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합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우리의 문화적 자긍심도 높이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는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석굴암이나 불국사 등 이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문화재 외에도 서산 마애여래삼존상같이 세계적인 유산들이 불교계에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원과 사찰뿐만 아니라 서울시와 협의해 ‘종교의 올레길’을 만드는 방안도 추진한다. 우리가 생활하는 서울도 꼼꼼히 살펴보면 문화적 자산이 충분하다는 점을 일깨우는 프로젝트다.
이 위원장은 “기독교와 천주교, 유교, 천도교 등 종교별 유적지가 서울에는 서로 조화를 이루며 배치돼 있다. 이를 세계인들에게 소개하는 것도 훌륭한 문화관광상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지위를 법률로 확정하는 일에도 착수했다. 그동안 국가브랜드위원회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대통령령보다 확고한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2009년에 출범한 국가브랜드위원회를 법률적 기구로 승격할 계획”이라고 그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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