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1978년 버스안내양의 애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9일 03시 00분


만원 버스에 파김치 되어도… “오라이!” 외치던 누이들

홍석희 전 동아일보 기자
홍석희 전 동아일보 기자
“서울역, 종로 가요.”

1978년 4월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할 때마다 행선지를 큰 소리로 외치고 승객을 다 태우면 버스를 탕탕 치며 “오라이!” 하던 버스안내양.

승용차와 택시가 흔하지 않던 시절이어서 출근과 퇴근 시간에는 종점에서 서너 정류장만 지나도 버스는 승객들로 넘쳐났다. 안내양은 버스 문을 닫기 어려울 정도로 승객이 가득 타면 버스에 매달린 채 두 팔로 버티며 “안으로 좀 들어가요”라고 외치면서 몸으로 승객을 밀어 넣곤 했다. 버스에 매달렸다가 길바닥에 떨어져 다치기도 했다.

안내양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첫차부터 막차까지 하루 18시간 정도 일을 했지만 박봉에 시달렸고 이른바 ‘삥땅’ 확인을 위한 신체검사를 당하기도 했다.

서울시가 대중교통 이용의 날(매달 넷째 주 수요일)로 정한 20일 안내양 복장을 한 도우미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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