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은 생물 다양성의 날이다. 생물 다양성은 유전자 다양성과 종 다양성, 생태계 다양성을 포함한 것으로 우리 인류의 삶에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특히 유전자 다양성은 제약과 화장품 등 미래 생물산업을 위한 중요한 자원이다.
작년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개최된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오랜 기간 논란이 돼 오던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나고야 의정서가 극적으로 타결됐다. 따라서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생물 다양성과 생물유전자원 의정서가 중요한 이슈로 제기될 것이다.
현재 세계 생물산업 시장은 약 1500억 달러(170조 원) 규모로 추정되고, 앞으로도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나고야 의정서가 채택되면서 세계 각국은 ‘생물자원 전쟁’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나고야 의정서 채택을 계기로 각국의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생물자원을 확보하려는 경쟁에 나서고 있고, 생물자원 관련 연구 및 기술개발 투자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정서가 생물자원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이용하는 모든 업체와 연구기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므로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인 대책 추진이 필요하다.
국내에 서식하는 생물종은 약 10만 종으로 추정되는 반면 세계적으로 확인된 생물종은 약 160만 종에 이르러 우리나라의 경우 생물자원이 빈약한 국가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생물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생물 다양성이 높은 해외 국가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외국의 경우에는 1960년대부터 해외 생물자원 확보를 체계적으로 추진하면서 사전 대응을 해 왔다. 특히 일본은 국가생물자원센터, 생물다양성센터 등의 전문기관을 설치해 생물자원에 대한 정보 수집과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해 왔을 뿐만 아니라 생물자원 산업 육성을 위해 연간 약 2500억 엔(약 3조4000억 원·2002년 기준)의 예산을 지원해 왔다. 따라서 해외의 다양한 생물자원을 확보하는 것도 국내 생물종을 조사 발굴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며, 이를 위해 자원 부국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나고야 의정서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해 다소 늦기는 했으나 의정서 발효 이전에라도 해외 생물자원을 최대한 확보하고 생물자원 부국과 사전에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나가려는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생물자원 부국과의 협력은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등 외교정책 방향과 발맞추어 개발도상국 중 목표 대상국을 선정하여 지원할 필요가 있다. 동남아와 중남미, 아프리카, 동유럽 등 많은 개발도상국은 생물 다양성은 풍부하지만 경제개발에 따른 서식지 파괴 등으로 생물 다양성이 점차 감소되고 있으며, 생물자원 확보와 활용에 대한 대응 역량이 부족하다. 생물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유용 생물자원을 확보하려면 개발도상국과 남남협력을 통하여 상호 간 역량을 강화하고 전략적으로 생물주권의 공동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09년부터 매년 약 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인도-미얀마 생물 다양성 핵심지역에 위치한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와 협력기관을 선정했다. 캄보디아 산림청의 기초 연구시설 구축 및 인력 양성 등과 같은 지원을 통해 생물자원 조사 및 확보 노력을 시작하고 있으나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따라서 첫 단계로 이들 국가와의 협력을 통한 지속적인 생물자원 조사 및 확보를 시작하여 앞으로 점차 협력국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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