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은희철]국제의료학술대회 유치로 의료한류 이끌자

  • Array
  • 입력 2011년 5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은희철 세계피부과학술대회 대회장·서울대 의대 피부과 교수
은희철 세계피부과학술대회 대회장·서울대 의대 피부과 교수
한국의 의료 수준이 국제적 기준에 전혀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췄는데도 아직 홍보가 부족한 실정이다. 2010년 의료관광 상품으로만 7만 명의 해외 환자를 유치하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나 선진국 수준의 한국 의료 수준을 해외에 적절히 알리는 노력 없이는 의료관광 대국의 미래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국제의료학술대회의 국내 유치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124년 국내 근대 의료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 학술대회인 ‘세계피부과학술대회’가 24일부터 6일 동안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세계피부과학술대회는 세계 10대 국제대회로 참가자들이 관광과 숙박, 쇼핑 등으로 지출하는 직접 비용만 1500cc 자동차 5000대 수출에 맞먹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임대료와 세금 등 간접효과까지 감안하면 총 2000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와 2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되는 초대형 행사다.

1889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5년마다(이번부터 4년) 한 번씩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그 규모와 영향력 때문에 ‘피부과 올림픽’으로 불린다. 이번 서울대회에는 세계 100개국의 피부과 전문의, 의료산업 관계자 등 1만2000명이 참가하고 500여 개 기업이 900개 부스를 설치한다. 경제적 학술적 효과와 함께 국가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홍보 효과 역시 대단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은 국제적인 의료학술대회의 국내 유치가 최근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이미 개최된 국제위암학술대회(참석자 2000명)에 이어 2013년 세계신경외과학회 학술대회(5000명), 세계중환자의학회 학술대회(4000명), 세계이비인후과학회 학술대회(4000명) 등 대형 의료계 국제회의 유치가 속속 확정됐다. 이는 우리나라의 국제회의 진행 역량을 검증받는 시험대이자 한국 의료를 세계에 알리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세계피부과학술대회의 유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국제의료학술대회는 제도적 지원과 함께 국가, 지방자치단체, 관광공사, 외국 공관 등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 없이는 유치는 물론이고 행사를 치르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대형 국제의료학회 유치가 끼치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국가적 차원에서 체계적인 유치 노력과 제도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세계피부과학술대회의 개최는 학술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국내 피부 관련 산업의 세계 진출 및 관광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의료 분야에서도 한류 열풍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은희철 세계피부과학술대회 대회장·서울대 의대 피부과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