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토머스 프리드먼]중국을 위한 충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7일 03시 00분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수신: 후진타오 국가주석

제목: 아랍의 봄

친애하는 후 주석. 당신은 아랍의 봄에 대한 우리의 평가를 물었다. 우리는 아랍 세계의 혁명이 중국 공산당 통치를 위한 중요한 교훈들을 담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염병같이 번지는 혁명들은 21세기에 혁명이 벌어지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사실과 왜 혁명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오래된 사실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새로운 사실부터 보자. 2000년경 세계는 글로벌경제 무대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매우 높은 수준의 상호통신능력을 얻었다. 이 상호통신능력은 개인컴퓨터, 광케이블, 인터넷과 웹 서비스의 보급이 토대가 됐다. 이것은 보스턴과 베이징 또는 디트로이트와 다마스쿠스를 이웃으로 만들었다. 그것은 20억 명의 글로벌 교제를 가능케 했다. 이 같은 상호통신능력의 확장은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 등이 토대가 됐다. 중동에서 보면 디트로이트와 다마스쿠스, 다라가 연결되고 있다. 다라가 어디냐고 당신이 묻는다면? 다라는 시리아에서 시위가 시작된 작은 국경 마을로 정부의 잔학행위를 받은 그곳 주민들의 모습은 비디오, 트위터, 페이스북에 넘쳐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세계가 초접속돼 더는 ‘지역적’이라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검색엔진과 인터넷을 갖춘 휴대용 컴퓨터는 상호통신능력을 갖춘 사람에게 그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사물을 발견할 수 있게 해줬다. 아랍 독재자들이 국영 TV와 라디오를 장악해 모든 정보를 차단하는 시대는 지났다. 시리아인들은 인터넷 운영체계를 차단한 것처럼 휴대전화 네트워크를 차단할 수 없다. 후 주석, 생각해 봐라. 시리아는 CNN과 BBC와 같은 모든 외국 네트워크를 금지했다. 그러나 유튜브에 접속해 ‘다라’를 치면 당신은 시리아 정부의 가장 생생한 최신 진압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시리아인들은 휴대전화로 찍은 모든 것을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어떠한 것도 더는 감춰지지 않는다.

아랍의 봄에서 우리가 보는 두 번째 추세는 실리콘밸리의 SRI인터내셔널의 커티스 칼슨 최고경영자에 의해 단정된 ‘칼슨 법칙’의 발현이다. 그 법칙은 “많은 사람이 혁신의 값싼 도구와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세계에서 아래로부터 일어나는 혁신은 혼란스럽지만 똑똑하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혁신은 질서정연하지만 멍청하다”고 말한다.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은 너무 멍청하고 느려 소요사태를 감당하지 못했다. 타르광장의 혁명가들은 똑똑했으나 혼란스러웠다. 지도자도 없었다. 오늘날 회사나 국가의 지도자 역할은 아래로부터 일어나는 모든 혁신에 영감을 주고 힘을 불어넣는 것이다.

러시아 역사가 레온 아론이 지적했듯이 아랍 시위는 한 가지 중요한 면에서 1991년의 러시아 혁명과 매우 닮았다. 두 혁명 모두 자유나 음식보다는 존엄에 관한 것이다. 둘 다 시민으로 대우받으며 자신의 삶을 영위하려는 사람들의 깊은 열망에서 자라났다.

후 주석, 혁명을 초래한 것은 아론이 말했듯이 국내총생산(GDP)의 상승이나 하강이 아닌 존엄을 위한 요구이다. 우리는 항상 GDP에 대한 사람의 요구를 과장하고, 이상에 대한 요구를 과소평가한다. “빵보다 존엄”은 튀니지 혁명의 슬로건이었다. 아론은 “언제나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것은 존엄을 위한 요구”라고 말했다.

중국이 이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우리는 국민을 위해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국민들의 생활에 유일한 것은 아니다. 어떤 점에서 그것은 가장 중요한 것이 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겠지요, 후 주석?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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