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퍼니(homepany)’는 지난 연말 취업시장의 인기 유행어였다. 원래는 ‘집’과 ‘회사’를 합쳐 ‘집처럼 편안한 회사’라는 의미였다. 청년 백수들은 집에서 입사지원서를 쓰면서 ‘홈퍼니에 다닌다’고 자조적으로 표현했다. 취업 희망자들은 홈퍼니에서 다양하고 질 좋은 취업 콘텐츠를 찾아 인터넷을 헤맨다. 인크루트나 잡코리아 같은 취업포털, ‘취뽀(취업 뽀개기)’ ‘닥취(닥치고 취업)’ 같은 커뮤니티를 순례하느라 바쁘다.
▷취업 정보 중에는 신뢰할 수 없는 것이 많다. ‘백수놀이터’라는 취업 커뮤니티는 “최저임금 위반 정도는 사소한 편이고 제품 강매나 취업알선대가 요구 같은 취업사기도 적지 않다”며 취업희망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내근보조직, 영업관리자 월수 250∼300(만 원) 보장’이라고 현혹해 면접까지 일사천리로 끝내는 유사 다단계 사업자도 있다. 불리한 점은 빼고 자랑거리만 써놓거나 과장 허위 내용을 올려놓는 경우 구별하기 쉽지 않다.
▷정부가 운영하는 취업포털 ‘워크넷’(www.work.go.kr)에는 영세 중소기업도 무료로 구인정보를 올릴 수 있다. 워크넷에 등록한 구직자가 이들 중소기업의 ‘빈 일자리’에 취업해 1, 6, 12개월을 넘길 때마다 정부가 각각 30만, 50만, 100만 원의 취업 장려금을 준다. 하지만 지난해 이 제도에 따라 취업한 4만2000여 명 중 22%가 한 달도 안 돼 회사를 그만뒀다. 이들 중 상당수는 “워크넷에 올라있는 회사 소개와 달리 4대 보험 가입을 안 해주거나 야근수당이 지급되지 않아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특별보너스’도 포기할 정도였다면 현장에서 개선할 게 많아 보인다.
▷워크넷의 운영책임을 맡은 한국고용정보원 측은 “5만여 기업의 채용정보를 일일이 검증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현장 상황과 다르다는 제보가 있으면 방문조사 후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직난에 시달리는 청년 백수와 구인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 사이의 불일치를 줄이려면 채용정보가 신뢰를 얻어야 한다. 취업 빙하기여서 각종 취업사기가 벌어지고 있다. 증권시장에서 허위공시를 엄벌하듯 워크넷도 허위 채용정보를 올린 회사들을 별도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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