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구 여수 인천 국제대회 성공도 중요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8일 03시 00분


세계인이 지켜보는 국제대회의 유치는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일이지만 어렵게 유치한 국제대회를 잘 치러내야 더 큰 의미가 있다. 평창이 겨울스포츠 강국 독일과 프랑스를 압도적 표차로 따돌린 흥분에 들떠 있을 수만은 없다. 치밀한 준비와 완벽한 대회 운영이 뒤따라야만 1988년 서울올림픽 같은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개최하기 전에 올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를 치른다. 평창 못지않은 열정을 쏟아 유치한 대회들이다.

여름과 겨울올림픽, 월드컵축구와 함께 스포츠 ‘그랜드 슬램’에 포함되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50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열기가 느껴지지 않아 안타깝다.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의 경축 분위기에 가려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마저 든다. 국내 육상계에는 박태환 김연아 같은 스타 선수가 없어 스탠드에 관중을 채울 수 있을지 자신하기 어렵다. 연인원 80억 명이 TV로 지켜보는 대회의 관중석이 비어 있다면 나라 체면이 깎일 것이다. 축제 분위기를 돋울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 대회기간에 예상 수요의 절반밖에 수용하지 못하는 숙박 시설도 긴급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여수 세계박람회는 자체 수입 및 민간자본 유치가 원활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익을 늘리기 위해 박람회 주요 시설의 사후 활용 계획을 세웠지만 이견이 많아 혼선을 빚었다. 1993년 대전 엑스포가 일회성 행사로 그치는 바람에 지금껏 연간 수십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인천은 최근 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기공식을 가졌으나 국비 지원을 놓고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문학경기장 등 인천의 4개 경기장 시설로 36개 종목의 경기를 치르기에는 역부족이다. 촉박한 준비기간을 감안해 새로 짓는 것보다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서울 경기지역의 경기장을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당 지자체와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구 여수 인천에서 열릴 국제대회는 국가 브랜드 위상을 높이고 유·무형의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다. 지자체들끼리도 힘을 합쳐야 한다. 지난달 대구시와 인천시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대외홍보, 입장권 판매, 문화행사 등 상호 업무지원 협약을 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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