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유덕영]실업팀 2864개중 겨울 종목은 123팀뿐… 기업, 적극 지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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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2일 03시 00분


유덕영 산업부 기자
유덕영 산업부 기자
2009년 국내 스키점프의 열악한 현실을 감동적으로 조명한 영화 ‘국가대표’가 히트하자 상당수의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스키점프 실업팀 창단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곧 포기했다. 팀 운영에 돈이 얼마나 드는지, 홍보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계산기를 두드려본 끝에 밑지는 장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큰 맘 먹고 창단을 하려 했더라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국내 유일의 스키점프팀을 운영하는 하이원리조트가 선수 2명을 추가로 영입하자 아예 선수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스키점프 단체전에 나서려면 4명의 선수가 필요한데 하이원리조트조차 기존 보유선수가 2명에 그쳤었다.

세 번의 노력 끝에 2018년 겨울올림픽의 평창 개최가 확정됐지만 국내 겨울스포츠의 현실은 이처럼 초라하다. 기업의 관심이 적으니 팀이 없고, 갈 곳이 없으니 선수도 부족하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는 구조다. 돈을 쓴 만큼 홍보가 되기를 바라는 기업으로서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실업팀(군 및 지자체팀 제외) 2864개 중 겨울 종목 실업팀은 4.3%인 123개에 그쳤다. 빙상 37개, 스키 48개, 아이스하키 2개, 봅슬레이·스켈리턴 17개, 컬링 7개, 바이애슬론 8개, 루지 4개 등이다.

비인기 겨울 종목 팀을 꾸릴 돈이면 언론에 자주 노출되고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농구, 배구 등 구기(球技) 종목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기업들이 겨울스포츠 지원에 인색하게 하는 한 원인이다.

아이스하키 한 종목만 보자. 한 개에 40만 원인 스틱을 선수 한 명이 1년에 20∼30개 쓴다. 스틱을 포함한 소모성 장비만 선수 1인당 연간 1500만 원 이상이 든다. 최소 25명의 선수가 있어야 팀을 운영할 수 있고, 국내에 팀이 2개밖에 없어 실전을 치르려면 해외로 나가야만 한다. 스키, 아이스하키팀 등을 운영하고 있는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 관계자는 “아이스하키팀 운영비용이면 농구, 배구단을 보유할 수 있어 나서려는 기업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기업이 비용과 효과를 따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모처럼 맞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이라는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 비용보다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기회다. 가만 앉아서 돈 버는 것처럼 매도돼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똘똘 뭉쳐 기어이 평창 겨울올림픽을 유치해낸 우리 기업들이 겨울스포츠에 적극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지금까지의 고생을 보상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유덕영 산업부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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