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남윤서]“성과급 반납 전교조 교사에 불이익”… 엄포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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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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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서 교육복지부
남윤서 교육복지부
지금까지 교사의 성과급은 1년에 한 번, 개인별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됐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성과급 10%는 소속 학교의 등급에 따라, 90%는 이전처럼 개인별 등급에 따라 주어진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앞으로 학교 성과급 비중을 전체 성과급의 30%까지 늘릴 계획이다. 여기엔 교사가 개인뿐만 아니라 학교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됐다.

학교 성과급을 지급하기 위해 시도교육청은 초중고교를 평가해 S(30%), A(40%), B등급(30%)으로 나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학교 성과급이 학교를 줄 세워 과다 경쟁을 유발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반발했다.

이들은 조합원들이 학교 성과급을 받으면 각 지부 계좌에 넣어 재분배하고 일부는 투쟁 기금으로 쓴다는 성과급 반납운동을 추진했다. 전교조에 따르면 광주지부에서는 이미 8억여 원을 반납했고 27일 성과급을 지급한 서울에서도 반납운동이 시작됐다.

운동이 본격화하자 교과부는 “국가공무원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반납운동에 참여하는 교사는 다음 성과급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의 이런 엄포는 제도 발표 이후 벌써 세 번째다. 지난해 말 제도를 발표하면서 성과급 반납운동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전교조 위원장이 성과급 반납운동을 벌이겠다고 하자 5월에는 “성과급 반납 시 행정조치 하겠다”는 공문을 학교에 내려보냈다.

하지만 이런 교과부의 강경한 대응은 ‘공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도 매년 전교조 교사들이 개인별 차등 성과급을 전교조에 후원금 형태로 반납한 사례가 있었다. 몇몇 학교에서는 교사끼리 차등 성과급을 같은 금액으로 나눠 가진 사례도 빈번했지만 처벌은 없었다. 나눠준 돈을 자유롭게 쓰는데 간섭할 수 있느냐는 논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이번에도 실제 처벌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개인 통장을 하나하나 뒤져보지 않는 한 누가 성과급을 전교조 계좌로 넣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교과부 관계자도 “처벌하려면 명단을 확보해야 하는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성과급 반납운동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데도 교과부는 진행 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주요 정책에 대해 현장점검을 하라는 장관 지시가 떨어지고 나서야 학교 현장에 나가 성과급 분배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했다. 교과부가 미적거리는 동안 학교 성과급 정책은 전교조의 계획대로 조금씩 무력화되고 있다.

남윤서 교육복지부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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