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대통령 이승만’을 제작하는 후배들과 점심을 함께했다. 1년이 넘는 제작기간 동안 거센 사회적 논란 속에서 마음고생하면서 제작을 하고 있을 두 PD를 격려하기 위해서다. 의외로 두 후배 모두 흔들리지 않고 사명감을 가지고 의연하게 마무리 제작에 열중이었다.
KBS는 1년여 전부터 대한민국을 움직인 정치 경제 사회의 주요 인물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기획 제작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외의 새로운 역사적 자료가 공개되고 시대 상황 또한 바뀌었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에서 현대사를 재조명하기 위한 것이다.
첫 인물로 이승만을 선정한 것은 그가 구한말부터 일제를 거쳐 독립과 건국에 이르는 해방공간, 6·25전쟁과 4·19혁명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의 중심에 서 있었고 중요한 역할을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찬성하는 쪽의 주장은 항일 독립운동가이며 건국 대통령으로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기초를 세운 인물로 당연히 평가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대쪽 주장은 그의 친일파 비호와 부정선거, 독재자로서의 역사적 평가를 왜곡 미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그동안 이승만과 관련된 많은 국내외 인사와 학자를 만나 취재를 했으며 새롭고 중요한 자료를 발굴하는 데 큰 성과를 올렸다. 그러한 증언과 자료는 한국 현대사의 새로운 지평을 넓힐 것이며, 무엇보다 국내 좌우 이념논쟁의 좁은 시야를 벗어나 보다 글로벌한 시각에서 우리 역사를 조명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판적 주장만 있고 연구는 없었던 이승만 평가에 대한 새로운 시도로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자문위원회도 구성해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에서 공정한 프로그램이 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제작이 마무리되는 대로 편성 일정에 맞추어 차질 없이 방송될 것이다.
공영방송 KBS는 최근 방송한 ‘친일의 길과 항일의 길’, ‘신흥무관학교’, ‘김준엽의 장정’, ‘단재 신채호 선생’ 등 다양한 기획으로 번영된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선조들의 노력과 민족정기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KBS는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통합의 메시지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비전을 제시할 의무가 있다. ‘이승만 다큐’는 KBS가 자존심을 걸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해 제작하는, 그리고 어떠한 반대에도 양보할 수 없는 소중한 프로그램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