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조민호]몰려오는 中관광객 감동시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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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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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호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조민호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중국 국경절 연휴를 이용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느라 관광업계가 분주하다. 그중에서도 유통업체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마도 중국인의 독특한 쇼핑 행동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다른 해외 관광객들에 비해 중국인들은 특징적인 소비 행동을 보인다. 명품이 그들의 신분과 권위를 나타낸다고 믿고 있고 면세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고가의 명품을 주저 없이 대량으로 구매한다. 마치 우리가 해외여행이 자유화되면서 각국의 면세점에 들러 명품을 구입했던 시절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쇼핑도 중요한 관광활동임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으나 쇼핑이 주된 관광 활동이라면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관광 발전에 긍정적이지 못하다. 더 가깝고 더 싼 지역에서 다양한 명품을 구입할 수 있다면 소비자들은 쉽게 쇼핑 장소를 옮길 것이다. 따라서 쇼핑만이 아닌 경쟁력 있는 한국형 관광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중국 관광객들이 공감하고 한국을 사랑하게 만드는 한국관광 브랜드 커뮤니티를 육성해야 한다.

이런 브랜드 커뮤니티를 위해 먼저 한국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찾아 상품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관광상품은 일반상품과 다른 특징이 있다. 관광상품은 비필수적이며 가시적이기 때문에 입소문과 구전효과, 광고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또한 기능성 측면보다 감성적인 측면이 중요하므로 상품을 구성할 때 깊고 짙게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게 구성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한국드라마, 문화공연, 문화 유적지 등의 소재를 이용한 관광 포트폴리오의 구성이 필요하다.

이미 케이팝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세계 젊은이들의 아이콘이다. 케이팝의 파생 관광상품은 빠르게 중국인 관광객에게 확산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다양한 현대적, 고전적 드라마의 수준이 많이 향상되었고 문화 유적지 또한 딱딱한 문화 유적지가 아닌 이야기가 있는 흥미로운 관광지로 많이 전환됐다. 이런 독특한 관광 포트폴리오를 경험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케이팝의 본고장인 한국, 그리고 각종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한국으로 가는 것을 꿈으로 가질 때 한국관광의 가치가 높아지고 한국관광이라는 브랜드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다.

한국 관광산업은 한국 경제의 성장과 함께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한국관광의 성장을 관광 선진국의 경험에 비춰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예측은 한국관광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강력한 커뮤니티의 형성을 전제로 한다. 커뮤니티는 세분화할 수 있는데 현 시점에서 가장 가능성 있고 시장성 있는 커뮤니티는 중국 시장이다.

세계 관광에서 중국은 이제 주요 송출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인 해외 관광객은 5000만 명을 넘었으나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4% 수준인 연간 200만 명 정도로 이웃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관광 브랜드 커뮤니티가 형성된다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점진적이며 꾸준하게 증가할 것이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관광의 미래는 희망적일 수 있다.

한국관광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중국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한번 형성된 커뮤니티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한국관광에 대한 팬덤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지리적으로 한국은 조그만 나라지만 한국 관광시장은 무한하다. 중국인에게 한국관광이라는 브랜드 커뮤니티가 형성된다면 한국을 한 번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대를 이어서 지속적으로 한국을 다시 방문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조민호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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