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강운태]‘도시환경협약 광주정상회의’를 개최하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5일 03시 00분


강운태 광주시장
강운태 광주시장
세계 면적에서 도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지만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한다. 도시는 세계 에너지의 69%를 소비하고 지구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70%를 차지한다. 결국 도시는 ‘지구를 덥게 만드는’ 제1 원인 제공자다. 지금 우리가 후세들에게 빌려 쓰는 지구의 건강한 내일을 위해선 도시가 나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생태계를 되살리는 데 앞장서야 한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도시의 건물 교통 냉난방 등 도시생활 전반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도시 공간구조를 친환경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광주는 2008년 환경부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시범도시로 지정받은 후 이를 시민 생활 속에 구현하는 방안으로 ‘저탄소 녹색도시’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광주은행과 함께 운영 중인 탄소은행제도는 147만 시민의 45%가 가입해 녹색금융의 세계적 수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또 폐선 용지를 활용한 ‘푸른 길 공원’ 조성, 천연가스버스 보급률 100%, 국내 100만 명 이상 도시 중 가장 깨끗한 대기 질과 ‘BBMW(Bus, Bicycle, Metro, Walk)’ 운동으로 이뤄낸 최단 출퇴근 시간 등으로 광주는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반열에 올랐다.

광주는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이달 11일부터 13일까지 유엔환경계획(UNEP),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공동으로 ‘도시환경협약(UEA) 광주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는 지금까지의 도시 개발 방식과 에너지 이용 방식에 대한 자기반성이자 도시 간 탄소 저감 약속을 제도화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 첫째가 ‘도시환경 평가지표’의 제정이다. 아직 어떤 도시가 지구 환경보전과 지속가능 개발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지에 관한 국제적 통용 기준이 없는 형편이다. 광주와 UNEP가 공동 개발 중인 도시환경 평가지표는 도시환경 발전의 새로운 나침반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지표는 에너지 교통 물 쓰레기 등 분야별 평가기준을 제시하고, 일정 기간 안에 그 기준에 도달하는지 측정해 선의의 경쟁을 유도할 것이다. 둘째, 새로운 탄소금융체제 구축을 위한 ‘도시 청정개발체제(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의 도입이다. 광주와 UNEP가 2013년까지 공동 개발할 이 시스템은 유엔정주회의(UN-HABITAT)와 세계은행 등 14개 국제기구가 자문단으로 참여했다. 특정 도시의 탄소 배출량을 절감할 경우 재정적 인센티브를 주는 이 시스템으로 온실가스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UNEP 아미나 무함마드 사무부총장, UN-HABITAT 후앙 크로스 사무총장, 세계적 민간환경운동가 레스터 브라운이 기조연설자로 나서고 국제 환경기구 및 환경네트워크, 각국 환경연구기관 등에 소속된 20여 명이 참여해 의제를 다루게 된다. 또한 쿠리치바 샌안토니오 웨이하이(威海) 바르셀로나 오클랜드 요하네스버그를 비롯한 70여 개 세계적 환경도시와 서울을 비롯한 국내 40여 개 도시가 참가해 지구와 도시의 미래를 의논한다. ‘글로벌 비정부기구(NGO) 포럼’과 ‘세계청년포럼’에서도 녹색 협치를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전시행사를 통해 첨단 녹색기술의 진수를 선보일 것이다.

그리스 등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국가 간 협력이 요구되는 이때 지구 온난화 문제는 국가뿐만 아니라 세계의 도시가 극복해야 할 초미의 과제로 떠올랐다. 그 심각함에 대한 인식과 문제 해결 노력을 공유할 기회가 될 도시환경협약 광주정상회의에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을 기대한다.

강운태 광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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