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가 한창 진행되던 1977년 11월. 도시 변두리 곳곳에는 공터가 있었다. 주로 동네 아이들이 놀던 이곳에서 가끔 신기한 묘기도 볼 수 있었다.
서울의 한 공터에서 약이나 신령의 힘을 빌려 몸과 기운을 굳세게 하는 차력이 펼쳐졌다. 누운 차력사의 배 위에 돌을 올려놓고 칼이나 몽둥이로 힘껏 내리치거나 차력사가 이빨로 줄을 물고 자동차를 끄는 등 ‘진기명기’ 같은 TV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 눈앞에서 벌어졌다. 길을 가던 사람들은 멈춰 서 차력사의 갖가지 묘기를 보며 손에 땀을 쥐곤 했다.
한바탕 거리 공연이 끝나면 차력 관계자들은 으레 각종 정력제나 화장품, 생활용품 등을 구경꾼에게 돌리며 판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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