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석희]한국의 교육발전 경험을 개도국에 전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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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9일 03시 00분


이석희 한국교육개발원 글로벌교육협력연구센터 소장
이석희 한국교육개발원 글로벌교육협력연구센터 소장
한국은 지난 60년 동안 전쟁과 분단 등의 아픔을 겪는 등 다른 개발도상국과 유사한 경험을 했다. 한편으로는 국가적인 단결로 온갖 고난을 극복하고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개발도상국에 원조를 하는 신흥공여국이 됐다. 2009년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의 24번째 회원국이 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신생국 중에서 처음으로 공여국 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이제 한국은 수원국과 공여국의 경험을 함께 가진 지구촌의 유일한 국가가 됐다. 이 같은 배경을 가진 한국에서 세계개발원조총회를 개최함으로써 전 세계인이 개최도시 부산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총회는 OECD의 DAC가 주관하고 160여 개 선진공여국 개발도상국 국가원수 및 70여 개 국제기구 대표, 시민사회 대표 등 2000명 이상이 참여한다. 특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등이 참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부산총회는 2000년 유엔이 제시한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점검하기 위한 마지막 총회라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유엔과 국제기구, 주요 선진국 주도하에 국제협력의 투명성, 원조 성과에 따른 책무성, 남남협력과 삼각협력 등의 다각적인 원조방안, 원조 취약국가에 대한 지원대책 등을 점검한다. 향후 개발원조 전략도 지금까지 원조에 비중을 두는 방식에서 개발 효과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와 함께 총회는 2005년 파리회의 이후 원조 효과성 향상을 위한 5대 원칙에 대한 평가도 할 것이다. 수원국의 주인의식을 강조하고 공여국과 수원국의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는 새로운 개발의제가 부산선언 형식으로 나올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교육과 경제, 인간개발 등의 발전 경험을 바탕으로 원조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강조하게 될 것이다.

이미 개발도상국들은 한국이 빈곤과 전쟁을 극복하고 경제 성장을 통해 민주주의를 성취한 측면에 초점을 모으고 있다. 1950년대 한국은 교육 원조 예산을 각 학교에 투명하게 지원하고 분배해 초등학교 의무교육을 모범적으로 달성한 바 있다. 최근의 개발도상국 원조와 관련해 공여국과 수원국의 상호 책무성을 강조하는 측면에서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부산총회 이후 지구촌의 개발협력은 새로운 변화를 준비할 것이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은 기존 원조 중심 체제에서 개발을 통한 자생적인 역량을 육성하는 협력체제로 전환할 것이다. 이는 한국이 현재 제안하고 있는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른 개발원조 정책 그리고 한국의 개발 경험을 개도국들이 주체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발경험 공유 정책으로 분명해진다.

한국은 세계시민으로서 자신의 발전 경험을 책임감 있는 자세로 제안해야 한다. 그중에서 세계인들이 누구나 인정하고 있는 교육발전 역량과 우수한 인재 육성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노력한 경험을 먼저 개도국에 소개할 필요가 있다.

부산총회에 앞서 28일 열린 국제교육ODA포럼에서는 이와 같은 제안이 실천적으로 소개됐다. 즉, 선진국과 유엔을 포함한 국제기구가 개도국의 교육 발전을 위해 그동안 수행해 온 일련의 활동들을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조명하는 자리였다. 2015년 새천년 개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추진해야 할 역량 개발도 교육과 연계될 것이다. 이제 부산총회를 통해 우리의 성공적인 교육 발전 경험을 진정한 원조전략으로 개발도상국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돼야 한다. 부산 원조총회가 원조에서 개발로 정책기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진정으로 교육을 통해 전 세계인이 나름의 다양하고 아름다운 꿈을 이뤄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석희 한국교육개발원 글로벌교육협력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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