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나 다를까, 북한의 남한 선거 개입 움직임이 재개되고 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반제 민족민주전선은 1일 ‘구국전선’에 게재한 신년사설에서 “진보세력의 대단합을 보다 높은 수준에서 이룩해 올해 총선과 대선에서 남한 정부에 결정적 패배를 안겨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19일 김정일 사망 발표 당일의 ‘군 훈련 중단 지시’가 3대 세습후계자 김정은의 ‘군 명령 1호’였다면 구국전선의 남한 선거 개입 사설은 김정은의 ‘대남(對南)명령 1호’라고 하겠다.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탈북하는 사람들을 가차 없이 총살하고, 자신들의 체제 유지만을 위해 주민들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는 북한 집권세력이 ‘진보의 가치’를 입에 올리는 것은 뻔뻔하기 짝이 없다. 세계가 비웃는 3대 세습을 하면서 유권자가 자유롭게 지도자를 선택하는 남한의 선거에 개입하려는 것 또한 가소롭다. 북한은 노동신문 등에 실은 신년공동사설에서도 “남조선에서 사대매국책동을 짓부시기 위한 대중적 투쟁의 불길을 지펴 올려야 한다”고 선동했다. 중국에 자신들의 체제안전을 구걸하며 의존하는 짓이야말로 사대매국이거늘….
▷북한은 ‘전체 한반도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 사회 건설’을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오랫동안 대남 선거투쟁을 시도해왔다. 작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개입은 한 예에 불과하다. 당시 북한은 이 선거를 민주개혁세력과 보수세력 사이의 생사를 건 싸움으로 규정하고 “부패왕초(나경원)가 서울시장이 되면 시민의 과반수인 우리 서민이 밥도 잃고 집도 잃고 일자리마저 잃게 된다”며 한나라당 후보를 집요하게 공격했다. 북녘 주민들에게 ‘쌀밥에 고깃국’은커녕 옥수수조차 제대로 먹이지 못하는 자신들의 경제 실패부터 반성해야 할 일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올해 남한에 자신들에게 협조적인 정권이 들어서도록 하기 위해 선거 개입에 더욱 광분할 것이다. 북한은 통일전선부 산하에 선거 개입을 위한 비밀조직(TF)을 가동하고 있다. 대남 선전선동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개입을 기도하고 있다. 일본 등에 거주하는 친북세력을 투표장에 동원하기 위한 활동도 시작했다. 정부는 말로만 ‘선거 개입 차단’을 되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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