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국력이 괄목할 만큼 신장됨에 따라 외국 정부 및 국민들의 우리나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특히 한류와 한식 등 우리 고유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사에서 한국 역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국력에 비춰 극히 미약한 실정이다. 미국의 초등학교 세계사 교과서(소위 Social Study Book) 아시아 역사편에는 중국과 일본 역사에 대해서는 충분한 지면을 할애하여 상세히 기술하고 있는 반면 한국 역사는 언급이 없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중국과 일본 역사를 언급할 때 간단히 몇 줄 서술되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찬란한 문화와 역사를 가진 우수 민족이라는 내용의 역사 교육을 받은 우리 청소년들이 해외에서 공부할 때 자주 접하는 충격적인 경험이며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의 자긍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세계사에서 우리 역사가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기 위해 범국민적 차원에서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동안 이러한 인식하에 정부와 민간단체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다양한 우리 역사 홍보물을 제작 및 배포했으나 결과는 여전히 미흡한 만큼 자성해야 할 것이다. 홍보물의 내용 또한 독도 문제와 동해 표기 등 주요 쟁점에만 한정되는 경향이 강해 세계사에서 우리 역사를 자리매김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감이 있다.
일전에 볼리비아 최대 일간지인 라라손은 세계 문명을 소개하는 책자를 시리즈로 배포했다. 책자에는 심지어 바이킹과 히브리 민족도 포함돼 있었으나 이에 못지않은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는 없었다. 단시일에 세계 문명발상지 반열에 포함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한국 역사 및 문화에 대한 자료를 정리해 이를 지속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의 우수한 역사와 문화를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알리는 줄기찬 노력이 절실하다. 예를 들면 한국의 금속활자 발명이 유럽에 비해 200년이나 앞선다는 역사적 사실을 적극적으로 고증해 이를 세계사에 반영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최초의 철갑선인 거북선과 측우기, 신기전 등도 마찬가지다.
세계 문명 발생사에 한국 역사 및 문화 소개 단행본이 포함될 수 있도록 문화홍보활동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충실한 자료 및 사진을 담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외국어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우리 역사가 세계사 속에 당당히 자리를 잡게 되면 동북공정과 독도 영유권 분쟁, 동해 명칭 표기 등 국지적 역사 침탈행위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최근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발해를 당나라의 외곽 군사정부이자 당나라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다. 이를 보면 고구려사에 이어 발해 역사도 왜곡하기로 작정한 것 같다. 누가 말했던가. “역사 권력(History Power)을 장악하는 나라가 진정한 강국”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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