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서영]10대들에게 ‘소통하는 법’을 가르치자

  • Array
  • 입력 2012년 1월 18일 03시 00분


이서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팀장
이서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팀장
요즘 우리 사회에 학교폭력이 화두가 되면서 경쟁을 부추기며 자녀의 성공만을 염원하던 부모들과 우리 사회로부터 자책과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도 한 취객이 “폭력을 휘두르는 아이는 커서 깡패가 돼 살인까지 할 수 있다.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소리를 지를 정도로 학교폭력은 핫이슈다. 일례로 모 브랜드의 패딩 점퍼가 10대들 사이에서 계급을 나누는 잣대가 되고, 이로 인해 청소년들 사이에 범죄가 일어나면서 또래문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10대들은 자신들만의 또래문화를 만들고 이를 지키기 위해 언어적 폭력을 넘어 신체적 폭력까지 가하는 것은 비단 요즘 일만은 아니다. 과거에도 학교폭력은 존재했고 때로는 잔인했다. 하지만 사회 양극화는 심화되고,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아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속도가 빨라졌다. 평가의 잣대는 공부로 귀결돼 우리 사회와 부모들의 잔소리는 더 잦아졌다.

미디어들은 경쟁적으로 10대들의 문화와 그들의 잔인한 폭력성, 한 발 더 나아가 여러 대안을 제시하지만 잘 와 닿지 않는다. 이를 바라보는 어른들은 그저 ‘내 자식은 아니겠지’라는 태도를 취한다. 그리고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지겠지’라고 생각한다.

학교폭력은 아이들이 우리 어른들과 사회에 던지는 ‘아프다’라는 경고의 메시지다. 하지만 지금 이 메시지를 받은 우리의 자세는 어떤가. 학교폭력은 일부 아이들의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아이들에게 폭력이라는 수단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도록 가르친 것은 우리 어른들이다. 그리고 일부 아이들 때문에 전체가 아플 수 있고 전체가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초등학생 1377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5%가 학교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응답했다. 이들 중 절반에 가까운 47%는 학교폭력을 당하고도 그냥 참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우리 사회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대화하거나 토론하는 것에 익숙지 않다. 이런 문화는 가정과 학교, 직장생활을 하는 사회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말을 안 하고 참는 것, 침묵하는 것이 가장 좋은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자라왔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에 그 다른 생각을 좁혀가고 이해하며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으려면 대화를 통해 서로 소통해야 한다.

어릴 때 편견 없이 친구들과 어울려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침묵하고 폭력이라는 수단을 선택하도록 만든 것은 누구일까. 말뿐인 소통이 아닌 ‘뜻이 서로 통하고 오해가 없는 진정한 소통’이 우리 사회 전반에 필요하다. 어린이재단에서 진행하는 폭력 예방(CAP) 교육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은 그저 천진난만한 자연과 가장 닮은 순수한 아이들이었다. 지금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과 소통하는 법이고, 우리 어른들은 이를 가르쳐야 할 시점이다.

이서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팀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