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전성훈]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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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7일 03시 00분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핵안보’란 핵무기 제조용 물질과 기술의 악의적이고 불법적인 유출을 막기 위한 활동을 총칭한다. 3월 26, 27일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는 2010년 4월 워싱턴회의에 이은 2차 회의다. 47개국 정상과 고위대표, 3개 국제기구(유엔, 국제원자력기구, 유럽연합) 대표들이 참석한 워싱턴회의는 40년이 넘은 핵 비확산 체제 역사에서 가장 많은 최고위급 대표들이 참석한 회의였다.

서울회의 역시 비슷한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단군 이래 가장 비중 있는 국제회의를 개최해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국격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여기서 북핵문제도 시원하게 해결하고 싶은 것이 국민의 바람이지만 핵안보정상회의가 북핵문제 해결의 장은 아니라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이미 보유한 핵무기와 핵능력을 폐기하는 일은 핵안보의 대상이 아니다.

핵안보에 관심이 높은 것은 핵테러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미국 9·11테러를 보면서 세계는 핵테러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믿게 됐다. 이 점에서 북한의 핵위협에 직면한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가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

이번 회의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핵안전과 방사성 물질을 의제로 다뤄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계기로 핵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핵테러보다 방사성 물질에 의한 테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방사성 물질의 안전한 관리도 논의해야 한다.

둘째, 한국의 평화적인 원자력 정책을 널리 알릴 기회로 삼아야 한다. 북한의 계속된 핵실험에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전념하는 한국의 비핵정책은 흔들림이 없다는 사실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각국 정상과 대표들이 한국의 원자력산업과 핵안보 수준이 우수하다는 인상을 갖고 서울을 떠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셋째, 비록 북핵 폐기의 장은 아니라도 이번 회의는 북한 핵문제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다시 한 번 알릴 수 있는 기회다. 세계 정상들에게 북한 정권의 집요한 핵개발 전략과 군사도발 실태를 소개하고 한반도 분단의 현실을 제대로 알려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외교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넷째, 북한의 ‘무책임한 핵확산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 북한과 시리아, 이란 등의 핵기술 협력은 중동 평화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핵확산은 핵테러로 가는 길목임을 인식하고 확산 중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해야 한다. 나아가 기존 ‘확산방지구상(PSI)’을 법적 구속력이 있는 ‘PSI 협약’으로 전환하도록 추진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아무런 조건 없이 북한을 초청하는 것이다. 김정일 사후의 새 지도부를 국제사회로 끌어들이고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차원으로 ‘천안함 연평도 조건’ 철회에 대해 우리 국민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설령 김정은 대신 김영남이 참석해도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담은 물론이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을 주선해 긴장 완화의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남북 간에 핵안보 협력을 추진하고 핵시설에 대한 자료 교환과 무력 사용을 금지하는 협정 체결을 제의할 수 있을 것이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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