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래를 예측한 한 보고서에서 2040년엔 대한민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 달러에 이르고, 2050년에는 1인당 GDP가 세계 2위 수준으로 대한민국이 세계경제의 중심국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물론 예측 자료이고 예측 근거를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우리가 태어나서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이 부강해지고 세계의 중심이 된다는 것은 국민으로서 희망과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하나의 동인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이런 장밋빛 예측 외에 상대적 빈부격차 등 다양한 문제점들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런 문제점들을 보완해 나가는 것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얘기하고 있다. 나는 이 부분에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의 얘기를 한 번 하고 싶다.
지난해 12월 14일 정부는 현재 기초기술연구회(교육과학기술부 소속)와 산업기술연구회(지식경제부 소속)로 양분돼 운영되던 27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소속의 (가칭)국가연구개발원(18개 출연연)과 부처 직할 출연연구기관(9개 출연연)으로 그 체제를 전환하겠다는 것을 제8차 위기관리대책회의(기획재정부 장관 주재)에서 확정했다. 최종적으로는 국회에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돼야 출연연구기관들에 대한 체제가 전환된다. 현재는 입법예고, 관계 차관 회의, 국무회의 등 정부의 관련 절차를 거쳐 국회로 관련법률 개정안이 넘어간 상태로 알고 있다.
이 사안과 관련해 이미 3, 4년 동안 과학기술계 내외에서 출연연구기관들의 거버넌스 개편과 관련한 다양한 논의가 있어 왔고 정부가 확정한 출연연구기관 선진화 방안은 많은 연구자들의 지지를 받은 출연(연) 발전 민간위원회의 안을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 논의 과정에서 기관들에 대한 세밀한 검토로 일부 출연연구기관에 대해 민간위원회 안과 상이하게 조정된 부분이 있어 일부의 반대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자.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2040년, 2050년을 지나 지구가 닳아 없어질 때까지 세계경제에서 중심국으로 살아남으려면 현재의 단순 추격형, 분야별 기술 개발로는 힘들어 보인다. 삼성 등 기업들이 10년 후, 20년 후 먹거리를 찾기 위해 신규 분야에 투자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더는 추격형 기술 개발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런 관점에서 국가의 먹거리를 창출하는 성장엔진인 출연연구기관들은 과거 추격형 기술 개발을 통해 경제성장에 지대한 역할을 했듯 현재에도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엔진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 시점에서 그러려면 엔진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고 시대적 트렌드인 융합이라는 윤활유를 더해 줄 필요가 있다. 애플의 아이폰 탄생을 보면 융합의 필요성은 더 논의할 사항이 아니다. 융합은 필수가 됐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정부의 출연연구기관에 대한 거버넌스 전환은 미래를 대비하고 성장동력을 확충할 수 있는 엔진이 업그레이드되는 포인트가 될 것이다. 출연연구기관들의 장벽 제거를 통해 다양한 융합기술이 봇물 터지듯 쏟아질 수 있을 것이다.
기업 시각에서도 출연연구기관들이 칸막이 없이 하나로 합친다면 즐거워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가연구개발원만 통한다면 지구상의 모든 기술을 접할 수 있고, 미래를 볼 수 있고, 성장 아이템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분야별 칸막이가 제거된 열린 환경과 다양한 융합기술로 국가연구개발원은 구애하는 기업들로 문전성시를 이룰 것으로 생각된다. 물리적 화학적으로 어려움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 손자 손녀들의 안락하고 윤택한 삶을 위해 해결해야 할 우리 세대의 숙제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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