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토머스 프리드먼]푸틴의 개혁, 진짜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7일 03시 00분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최근 독재자에 대항하는 봉기와 시위의 물결에서 언론인으로서 가장 좋은 점은 상상하지도 못했던 것을 보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지난주 모스크바에서 크렘린을 마주하고 있는 건물 옥상에 “푸틴 꺼져라”라는 구호와 함께 푸틴 얼굴에 커다란 ‘×’자가 새겨진 광고판을 내걸었다.

그러한 시위자들의 배짱과 자신들을 바보 취급하는 푸틴에 대한 도시 중산층의 분노는 1년 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광고판을 건 청년들이 구속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자신이 얇은 얼음판 위에 서 있고 그들을 억제할 힘이 없는 것을 푸틴이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푸틴은 앞으로 무엇을 할까? 새로운 당이 출범하도록 하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지킬까? 아니면 반대 세력들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릴까? 오늘날 러시아는 어느 정도 민주주의 국가다. 그러나 진짜는 아니다. 어느 정도 자유시장이지만 진짜는 아니다. 어느 정도 기업을 보호하는 법규가 있지만 진짜는 아니다. 어느 정도 유럽 국가이지만 진짜는 아니다. 어느 정도 언론 자유를 보장하지만 진짜는 아니다. 미국과의 냉전은 어느 정도 끝났지만 진짜는 아니다.

푸틴 자신은 음(陰)과 양(陽) 모두에 책임이 있다. 그가 2000년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러시아는 어느 정도의 어려움이 아닌 진짜 어려움에 놓여 있었다. 그는 철권을 사용해 질서를 회복하고 국가를 굳건하게 했다. 그러나 정치 경제적 개혁이 아닌 석유값 인상과 세금 증대로 강화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많은 러시아인은 고마워했고 지금도 고마워한다.

그는 러시아를 벼랑 끝에서 벗어나게 했다. 하지만 그는 러시아를 현대 유럽 국가로 만드는 정치적 경제적 교육적 변화들을 만들지는 못했다. 러시아는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어느 곳으로도 갈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푸틴이 이끌까?

푸틴의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경제 성장이 정치 개혁에 앞서 가고 있다는 표시가 시위대”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 우리는 중산층이 없었다. 사람들은 차와 집을 사는 방법, 은행 계좌를 만드는 방법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그것들을 모두 갖고 있다. 그들은 정치 생활에 더 많이 개입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러나 시위대가 러시아와 자신을 약화시키려는 미국의 음모의 일환이라는 푸틴의 주장은 무엇인가.

푸틴은 유엔에서 리비아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해제를 지지했다. 그러다 그는 화상을 입었다. 서방국가들이 시민들을 보호하는 것에서 그의 동맹이자 무기 고객인 무아마르 카다피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옮아갔기 때문이다. 지금 푸틴이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에 대한 지지를 보내면 보낼수록 더욱더 그는 이미 빙하에 부딪힌 타이타닉호에서 왕복표를 사는 사람처럼 될 것이다.
“시리아에 대한 러시아 외교에는 국내적인 관점이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러시아 외교정책 전문가인 블라디미르 프롤로프가 말했다. 그는 “유엔과 미국이 러시아와 비슷한 어느 정부에 압력을 넣어 반대 세력에 정권을 양도하게 하는 것을 러시아가 허용한다면 그것은 어떤 전례를 만들까?”라며 “세계에 대한 이런 접근은 국내에서 개혁을 위한 좋은 징조가 아니다”고 말했다.

진정한 개혁은 푸틴 쪽에서의 거대한 재설정을 요구할 것이다. 그것이 일어날 수 있을까? 푸틴은 그것을 할까? 어느 정도. 그러나 진짜는 아니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경제성장#드미트리페스코프#시위#정치개혁#푸틴의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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