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이 조금 지난 음식을 먹어도 별 문제가 없다는 TV 보도를 보았다. 시중에 유통 중인 제품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이상이 없었다는 것이다. 유통기한은 업체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지 음식의 변질 여부와는 별개라는 설명까지 곁들였다.
순간 어처구니가 없었다. 몇 개 제품을 선별해 조사해 보니 문제가 없다고 이런 성급한 결론을 내려도 되는가. 그동안 숱한 의학 관련 프로그램에서 유통기한이 조금이라도 지난 음식은 먹지 말라고 누누이 강조해 왔다. 유통기한이 지나면 음식물이 변질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은 곧 그동안은 먹어도 이상 없다는 일종의 안전표시로 받아들이는 것이 국민정서다. 그런데 판매는 불가해도 먹어도 이상은 없다? 이런 해괴한 논리는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수많은 유통과정의 문제점을 도외시하고 몇몇 제품에서 이상이 없으니 먹어도 된다고 보도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더구나 그런 보도를 한 TV가 과거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은 절대로 먹지 말라는 뉴스를 방영한 곳이어서 더욱 화가 났다. 어떻게 같은 사안에 대해 이렇게 매체의 태도가 달라지나 싶기도 했다.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중요한 사항을 보도할 때는 좀 더 신중하고 사려 깊은 태도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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