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최남이]대학진학 내세워 강제로 보충수업 시켜서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6일 03시 00분


대다수 인문계 고교에서 대학 진학을 앞세워 학생들에게 강제로 보충수업을 시키고 있다. 자기주도 학습을 강조하는 시대에 이처럼 구태의연하게 학교를 운영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

보충수업의 의미를 생각해 보지도 않고 모든 학생을 강제적으로 수업시키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과목이나 강사의 선택권도 없이 학교가 정한 방침대로 해야 한다니, 정규수업도 아닌데 무슨 권한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일방적으로 따라야 한단 말인가.

어떤 학생은 학교와 담임교사의 강요에 못 이겨 보충수업비만 내고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한다. 방학 중 보충수업이 강제성을 띠면서 교사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된 것과 다름없다. 불참하는 학생에게는 학부모 동의가 따라야 하고 사유를 담임에게 밝혀야 한다. 학교 측은 감사에 대비해 강제로 학부모 동의서에 도장을 찍어 오라고 한다. 선택해서 들어야 하는 보충학습이 정상수업으로 변질된 셈이다.

이를 뻔히 알고도 방조하는 교육청의 행태도 납득하기 어렵다. 교육청은 일선 학교에서 벌어지는 각종 교육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관리감독 해야 할 책임이 있다. 학교가 비뚤어진 방향으로 가는데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다. 교육청은 일선 고교의 방학 중 보충수업이 학생의 희망에 의해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원칙을 지키지 않는 학교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기 바란다.

최남이 부산 사하구 신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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