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가계부채와 개인 신용문제로 떠들썩하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900조 원대, 경제활동인구당 신용카드는 약 5장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정부는 가계부채와 개인 신용불량을 줄이고자 많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나아지려면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인상된 전세금 때문에 은행에 대출을 문의했다가 내 신용등급이 생각보다 낮아서 많이 놀랐다. 그 이유를 은행 직원에게 듣고는 더욱 당황했다. 최근 몇 년간 신용카드 사용 실적이 적고 대출을 받은 기록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쉽게 말해 신용카드를 많이 쓰고 제때 결제하고 대출을 가끔 받아 제때 상환해야 금융 신용도가 좋아진다는 말이었다. 또 체크카드 사용분은 신용평가에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고 했다.
가급적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쓰고 대출은 절대 받지 않으려고 노력한 나에겐 납득하기 어려운 얘기였다.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자기 능력 안에서 알뜰히 살아보려는 사람은 신용이 떨어지고, 능력이 안 돼도 일단 소비를 하고 차후 갚아가는 사람은 신용이 올라가는 사회가 됐는가.
나도 20대에는 신용카드를 사용했고, 몇 번은 여러 장의 카드를 돌려 써보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남는 것은 부채뿐이라는 것을 알고 바로잡았다. 신용카드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카드 때문에 불필요한 소비가 늘어난다는 데 공감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에서 소비심리를 부추기는 것이 우선인지, 아니면 자신의 능력에 맞는 소비와 저축으로 가계 부채를 줄이는 것이 우선인지는 명확하다고 본다.
다행히 얼마 전 개인 신용평가에서 체크카드 사용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이 생각하는 신용평가 원칙은 빠른 시일 안에 정착되기 힘들다고 본다. 금융권이 더 알뜰하고 실속 있는 가계의 경제활동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신용카드와 대출상담 창구를 찾는 사람보다 알뜰히 저축하는 사람을 더 반가워하는 은행들이 생겨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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