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회피 논란에 휩싸였던 박주영(27·아스널)이 입을 열었다. 최근 모나코에서의 장기체류권을 바탕으로 10년간 병역연기 허가를 받았던 박주영은 국내 한 언론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35세 이전에 귀국해 반드시 현역으로 복무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말은 미래의 약속이기에 현재로서는 그 진위를 파악할 수 없다. 그것에 대한 실행 여부는 전적으로 그의 의지에 달려 있을 뿐이다.
하지만 박주영은 그동안 병역과 관련해 현역, 공익근무, 면제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었으나 공익근무나 면제가 아닌 현역으로 입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그동안 입대 시기와 관련해 불분명한 입장을 취하던 것에서 분명히 한 걸음 나아간 것으로 환영할 만하다.
그럼에도 많은 팬들은 여전히 박주영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박주영이 여전히 핵심적인 문제에는 입을 다물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해외이민자들을 위한 해외 장기체류권을 바탕으로 병역연기 혜택을 받은 ‘국가대표’ 박주영의 방법이 과연 도덕적으로 옳은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처음부터 이번 논란의 핵심은 바로 이를 둘러싼 ‘편법’ 내지는 ‘합법적 꼼수’ 논란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 정리가 없다면 박주영의 편법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어찌됐든 박주영은 이 법을 이용해 일반 축구선수로서는 은퇴시기인 30대 초중반까지 병역을 연기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 병역과 관련해 이런 혜택을 받은 선수는 없다. 형평성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이유다.
따라서 이번 일을 계기로 박주영이 이용한 장기 해외체류권을 바탕으로 한 병역연기가 앞으로 악용될 소지는 없는지 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병무청은 체육계뿐만 아니라 일반인 사이에서도 이 법이 악용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편 이번 논란은 또한 30대 초반까지가 인생의 최전성기인 운동선수들의 특성을 감안해 보다 현실적으로 병역법을 적용할 수는 없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병역의무는 분단 현실을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젊은이 모두가 분담해야 하는 것임엔 틀림없다. 이번 논란은 이를 둘러싼 형평성이 무너질 경우 국민 정서가 이를 쉽게 용납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재능 있는 젊은이가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탄력적인 법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형평성을 지키면서도 현실적인 대안은 무엇인가. 박주영 논란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논점을 제기했다. 그것들은 분단이라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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