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채필]여성이 행복한 일터, 더 큰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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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일 03시 00분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얼마 전 서울 광화문 인근의 한 카페에서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을 만났다. 요즘 직장인들의 고민을 들어보고 함께 해답을 찾기 위해서였다. 이날 만난 페친들은 20∼40대 직장인이었다. 맞벌이 부부 3쌍도 참석했다. 온라인이 아닌 얼굴을 보며 스킨십을 나누는 자리여서일까. 생생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특히 여성 근로자들의 애환이 봇물 터지듯 나왔다. 주말부부라 아이 둘을 혼자 키우다 보니 하루하루가 고단하다, 첫아이 키우며 힘들게 버티다 승진을 앞두고 육아휴직을 했는데 승진에서 멀어져 있더라, 일이 너무 늦게 끝나 결혼을 할 수 있을지, 애를 낳아 키울 마음이 계속될지 걱정이라는 사연까지.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지만 여성 근로자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일을 하고 싶어도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특히 30∼34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급격히 떨어져 M자형 곡선을 그린다. 반면에 스웨덴은 반대로 역U자형이다.

정부는 경력 단절을 극복하고 여성의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12회째를 맞는 ‘남녀고용평등강조주간’ 행사도 그중 하나다. 남녀 차별이 없고 능력 있는 여성이 맘껏 일할 수 있는 일터를 선정해 포상하고 이런 기업들을 널리 알리고 있다.

남녀고용평등 우수 기업들은 시대를 앞서가고 있다. 면접관을 남녀 동수로 구성해 채용단계에서 차별을 차단하는가 하면 여성 리더를 적극 육성하고 능력 있는 여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 육아휴직을 부담 없이 쓰게 한다. 출근시간을 선택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스마트워킹제’를 도입한 기업은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기업 기준으로 2010년 이전 21곳에서 2011년 136곳으로 늘어났다. 괜찮은 시간제 일자리를 만든 사업장은 2010년 50개였으나 지금은 530개나 된다.

정부는 이런 기업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우선 장시간 근로를 개선하면 여성의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다. 근로조건 등에서 정규직과 차별이 없는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있다.

8월부터 배우자 출산휴가가 확대되고, 육아를 위해 사직하지 않고 근로시간을 줄여 일과 병행하는 ‘육아기근로시간단축제도’, 가족이 병환으로 간병이 필요할 때 90일 범위에서 휴직하고 돌아와 하던 일을 그대로 할 수 있는 ‘가족돌봄휴직제도’가 도입된다. 여성들의 고용 환경을 개선해 취업을 촉진하는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를 도입하는 사업장에는 무료 컨설팅도 실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07년 여성취업률이 남성과 같은 수준으로 오르면 국내총생산(GDP)이 스웨덴은 약 3%, 미국은 9%, 일본은 16%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2010년 우리나라 여성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56.7%보다 낮은 52.6%(2011년 53.1%) 수준이다.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에서 가장 저활용되는 자원이 바로 여성’이라고 지적했다. 여성은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숨은 성장동력이라는 의미다.

남녀가 차별받지 않고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직장, 여성이 일하기 좋은 일터가 많이 생길수록 여성의 행복지수는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여성이 행복해질수록 더 큰 기업, 더 큰 대한민국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기고#이채필#고용#노동#여성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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