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및 노인 비하 발언과 교회 모독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가 어제 부활절을 맞아 서울 노원갑 지역구의 한 교회를 찾아 예배했다. 앞뒤가 안 맞는 모습이다. 그는 스스로 ‘음담패설을 일삼는 목사 아들 김용민’이라고 소개하면서 기독교를 막말로 조롱하는 데 앞장섰다.
그는 교회로 향하기 전 목사인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안수 기도를 받았다. 노인 비하 발언이 알려진 뒤 지역구의 한 노인정을 찾아 큰절을 올리며 용서를 구했다. 그러나 그의 뉘우침은 말뿐이지,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목사인 아버지를 끌어들여 회개의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을 보면 언제 다시 낄낄 웃으며 막말을 쏟아내려고 저러나 싶다.
‘부인하고만 ×치라는 법이 있나’ ‘미사일 날려 자유의 여신상 ××에 꽂히도록’ 같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서슴없이 한 그가 실은 신학교를 나와 집사라는 직분까지 갖고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팟캐스트 ‘나꼼수’에서 그의 주특기는 ‘씨×’ ‘×같다’ 같은 욕설을 시도 때도 없이 내뱉으며 찬송가와 목사의 축도를 패러디해 기독교와 기독교인인 이명박 대통령에게 저주를 퍼붓는 것이다. 뒤틀린 정신의 소유자다.
민주당 한명숙 대표는 나꼼수의 눈치를 보느라 김 후보의 막말에 대한 사과를 미루다 어제야 대변인을 통해 했다. 이해찬 상임고문과 이용득 최고위원이 김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고 김 후보 때문에 수도권에서 최대 10석이 날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어정쩡하게 굴복한 모양새다. 김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했지만 김 후보가 출마를 강행하겠다고 해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곁들였다. 민주당은 후보자 등록 후라서 후보자를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당에서 제명해서라도 사과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나꼼수에 대한 세습 형태의 묻지 마 공천이나 하고, 그들 눈치나 보는 정당의 집권 자격에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김어준 씨 등 나꼼수 진행자들은 김 후보의 막말 논란에도 “끝까지 간다”고 큰소리친다. 막말이 본질인 나꼼수가 막말 때문에 김 후보의 사퇴에 동의하면 스스로를 부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나꼼수의 행태보다 이들에게 업혀 집권을 해보겠다는 민주당의 태도가 더 실망스럽다.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은 김 후보 논란의 와중에도 5일 부산에서 나꼼수와 만나 방송을 녹음했다. 결국 민주당은 한편으로는 종북(從北)세력, 다른 한편으로는 나꼼수의 도구가 되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