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소진광]새마을운동 경험 개도국과 나누려면 그 나라 실정에 맞게 현지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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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9일 03시 00분


소진광 가천대 행정학과 교수 새마을운동중앙회 이사
소진광 가천대 행정학과 교수 새마을운동중앙회 이사
새마을운동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경험과 더불어 국제사회의 관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1970년대 우리나라 농촌 근대화의 원동력으로 작동했던 새마을운동 추진방식이 21세기 모든 분야에 걸쳐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새마을운동은 특정 사업이 아니라 주민이 스스로 책임지고 지역사회 변화를 관리할 수 있는 실천논리다. 1970년 시작한 새마을운동은 2000년 유엔이 천명한 새천년개발목표의 대부분을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현대사회가 필요로 하는 지역사회 발전의 핵심요소를 충족시킨 바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새마을운동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의 새마을운동 경험을 세계 여러 나라와 공유하려면 몇 가지 전제와 실천방안이 필요하다. 21세기에 다양한 나라에서 새마을운동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을 실현하려면 새마을운동의 ‘현재화’와 ‘현지화’가 필요하다. 새마을운동의 ‘현재화’를 위해서는 1970년대 우리의 경험이 현대 지역사회 발전의 핵심요소인 거버넌스, 사회적 자본, 지속 가능성 관점에서 재평가돼야 한다. 또한 ‘현지화’를 위해서는 개발도상국 지역사회에 대한 사전 조사와 연구가 선행돼야 하고, 우리의 경험을 정치로부터 자유로운 관점에서 개발도상국과 공유해야 한다.

물론 새마을운동이 정치적 환경과 전혀 무관하게 시작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4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새마을운동의 우수한 점을 다양한 정치체제의 여러 나라와 공유하려면 정치적 요소를 배제한 목표와 수단의 연계가 필요하다. 새마을운동이 농업과 농촌에 한정하지 않고 우리 사회를 농업사회로부터 산업사회, 산업사회로부터 정보사회로 전환하는 데 기여했던 점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농촌과 농업에서 시작한 새마을운동은 도시의 공장과 직장, 학교로 번지면서 비효율적이고 부조리한 요소를 제거하고 합리적인 사회동원체제로 확대됐다.

‘현재화’ 및 ‘현지화’를 전제로 새마을운동의 세계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새마을운동의 세계화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특정 정치인이나 특정 정당에 편승하기 위한 새마을운동의 세계화는 바람직하지 않고 있어서도 안 된다. 둘째, 새마을운동은 사실관계에 근거해 실천논리로 접근해야 한다. 개도국의 지역사회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새마을운동의 장점을 접목해야지 우리 경험을 자랑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셋째, 개도국의 새마을운동은 현지 전문가와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실천해야지 우리 전문가나 봉사단의 일거리로 접근하면 안 된다. 넷째, 본질과 장점을 훼손하는 무분별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해외 새마을운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가칭) 대통령 직속 새마을운동 세계화추진위원회를 만들어 해외 새마을운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해외에서 새마을운동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을 촉발하고 새마을운동을 통한 개도국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려면 주요 재외 공관에 (가칭) 새마을운동 협력관을 파견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소진광 가천대 행정학과 교수 새마을운동중앙회 이사
#기고#소진광#새마을운동#개발도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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