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태완]젊은이에게 도전과 취업의 기회 열어주는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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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9일 03시 00분


김태완 한국교육개발원장
김태완 한국교육개발원장
요즘 청소년들은 많이 힘들고 지쳐 있다. 당장 해야 하는 공부와 앞으로 있을 불확실한 취업 등으로 인해 학교는 물론이고 가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청소년이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 1위는 국가기관(28.3%)이었다. 다음은 대기업(22.9%)과 공기업(13.1%) 순이었다. 청소년들이 취업에서 고용의 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그만큼 불안정한 고용 현실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청소년들이 도전적인 일을 해 보려는 마음이 적어지고, 희망의 크기가 작아진다는 것은 개인에게도 문제이지만 국가 사회적인 입장에서도 우려할 만한 일이다. 젊은이들의 취업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국가의 공통적인 문제이다. 젊은이들에게 도전의 꿈과 희망을 갖게 해 주고, 취업의 길을 열어 줄 수 있는 정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좋은 정책 사례는 1960년 11월 케네디 미국 대통령 후보가 미시간대 학생들 앞에서 제안한 평화봉사단(Peace Corps) 정책이다. 당시 구소련과의 엄혹했던 동서 냉전의 와중에 제안된 평화봉사단은 국제적인 명분과 실리를 모두 가져다주었다. 젊은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이 뉴프런티어 정책은 세계로 나가서 봉사할 수 있는 새로운 도전의 길을 열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도전을 통해 자신감을 갖게 해 주었고, 취업으로 연결되는 길을 열어 주었다.

우리도 한국국제협력단에서 하고 있는 해외봉사단(World Friends Korea) 파견사업은 2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연간 1000여 명씩 선발하고 있다. 이미 잘 아는 바와 같이 우리는 그동안 외국의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2009년부터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발전하였다. 그리고 2015년까지 공적원조를 지금보다 2배 이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다. 개발도상국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있겠지만 우리 젊은이들이 더 많이 해외 봉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이 대목에서 율곡 선생이 430여 년 전에 주장한 ‘10만 양병론’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옛날에는 군인의 수가 국력을 말해 주었지만 지금은 자원봉사자의 수가 선진국의 지표로 인식되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 젊은이들은 봉사의 경험과 정신을 지니지 않고서는 선진사회가 될 수 없는 시대, 따뜻한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야 함을 배우고 익히게 해야 한다. 젊은이에게는 도전과 취업의 기회를 열어 주고, 국제사회에는 그동안 받았던 도움을 돌려주는, 서로에게 좋고 모두에게 좋은 정책을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김태완 한국교육개발원장
#취업#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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