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권만회]농산물 유통비용 절감위해 농협 통한 공동출하 유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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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7일 03시 00분


권만회 농협 회원경제지원부장
권만회 농협 회원경제지원부장
농산물 값이 상승하면서 유통구조의 비효율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간 유통비용이 높아 소비자가격이 올라도 생산농가는 얼마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간에서 너무 많이 새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농산물은 부피가 크고, 부패성이 높으며, 인력에 의한 수작업이 많아 유통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배추의 경우를 보자. 전남지역에서 올라오는 저장 배추가 가락시장에서 도매가격으로 한 망(3포기)에 5000원일 때 산지 유통비용은 밭에서 수확 작업하는 데 260원, 포장망 구입비 170원, 저장비용(창고임대 등) 590원, 서울까지 운송비 780원, 도매시장 수수료(상하차비 포함) 350원 등 2150원이다. 산지 단계의 유통비용이 약 45% 정도 차지한다. 우리나라 청과물 평균 유통비용은 소비자가격의 44% 정도 된다. 일본의 경우 우리보다 높은 약 57%를 차지하고 있어 우리가 많은 유통비용이 든다고 할 수 없다. 단순히 소비자가격 대비 유통비용 비중이 높다는 것만으로 유통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요즘엔 비용을 줄이는 대안으로 소비자와 직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직거래도 상거래의 한 형태로 100% 직거래로만 할 수는 없다.

어느 유통경로이든지 소요되는 유통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과 실천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도매시장에서의 하역비용을 보면 인력으로 하역하는 것보다 팰릿타이징(규격 포장) 등 하역기계화를 하면 유통비용을 절반 이하로 절감할 수 있다. 농촌에 인력이 부족하고 점차 고된 농작업을 기피하고 있으므로 산지 출하작업 인건비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

팰릿타이징 등으로 기계화하기 위해서는 농가가 공동으로 출하하는 것이 핵심적인 과제다. 복숭아만 하더라도 한 팰릿에 똑같은 하나의 등급만으로 적재돼 있으면 바로 상하차하고 거래할 수 있어 유통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된다.

어떻게 하면 농가들이 공동 선별, 공동 출하체계를 구축할 것인가가 과제다. 농협의 역할도 중요하고 농가들도 조금 차이가 있더라도 공동 출하를 하려는 의지가 선행돼야 한다. 개별 출하하면 농가는 자신만 바라보며 자유롭게 판매하는 즐거움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서로 먼저 출하하려는 경쟁으로 인해 수급이 불안해지고 과잉 출하로 오히려 가격이 하락해 이익이 되지 않는다. 농협은 이런 농가들을 조직화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선진국에서 농협의 역할이 큰 나라일수록 농업 경쟁력이 높은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정부 정책도 농가가 농협을 통해 공동 출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보조 지원보다는 공동선별비를 지원하거나 농가 결합을 촉진하기 위한 교육 지원, 물류기기 공동 이용 지원 등이 효과적일 것이다. 농협도 공동 출하조직을 육성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농협의 유통개혁도 더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 조합원 농가에 단순히 보조 지원하는 형태는 버려야 한다. 판매사업에 참여한 농가에 사업을 통해 최선의 이익을 제공한다는 원칙을 엄격히 지켜 나아갈 때 비로소 공동 출하조직은 결성될 것이다.

권만회 농협 회원경제지원부장
#기고#권만회#농협#농산물 공동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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