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은 올해 5월 발간한 조합원 대상의 학습자료에서 김정은 북한 세습정권 체제에 대해 “(김정일의)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가장 훌륭한 지도자를 후계자로 내세운 것”이라며 “그런 문제(세습)로만 후계를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체제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시각”이라고 주장했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며 당 행사 때 애국가 제창을 검토하는 통진당 비상대책위원회를 비판했다.
통진당의 최대주주인 민노총엔 범주사파 경기동부연합과 가까운 세력이 40%가량이나 되고 이 의원은 통진당 내 경기동부연합의 수뇌다. 민노총 내 주사파들이 내부적으로 북한 세습을 정당화하는 교육을 하는 동안 이 의원은 대중의 이목을 끄는 지위를 활용해 대한민국 정체성에 대한 금기를 깨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발언이 문제 되자 “애국가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변명했지만 애국가를 불편해하는 마음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스탈린은 수령 절대주의를 실현했지만 수령을 세습하는 일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북의 수령 세습은 세계의 극좌파 이론가들에게서조차 조롱당한다. 수령 세습, 그것도 3대째 이어지는 세습은 세계에 유일무이하게 북한에서만 벌어지고 있다. 민노총의 학습자료는 북한 주민들마저 내심으로 비웃을 북한 정권의 선전 논리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애국가는 엄연한 우리나라 국가다. 애국가는 국기인 태극기와 달리 관련 법률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국가로 불렸고 2010년 대통령령으로 제정된 ‘국민의례 규정’에서도 국가로 명기됐다. 이 의원의 애국가 시비는 대한민국을 어떻게든 부정하고 싶은 주사파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통진당은 올해 1월 창당대회에서 애국가 대신 운동권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민주통합당은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국회의원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비판했다. 이 의원은 비례대표 경선 부정과 선거비용 부풀리기에 이어 자신이 운영한 여론조사업체의 후보 단일화 여론 조작으로 민주당으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민주당은 이 의원에게 자진 사퇴나 요구하는 책임회피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체제를 흔드는 행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아울러 통진당이 종북주의를 청산하지 않는 한 ‘연대 불가’라고 선을 확실하게 그어야 대선에서 수권 자격이 있는 야당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