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벌써 시작됐다. 6월 초 예상치 못한 더위에 전력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소식을 접한 이후 우리에게 올여름의 전력 수급을 무사히 넘길 수 있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또 한번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올 터이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만 할까? 이는 첫째도 절약이고 둘째도 절약이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전력정책에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일으켰다. 원전사고 이후 일본은 하절기 전력 수급대책을 발표했으며, 전력 수급 위기 대응을 위한 일본 국민의 노력은 여러 매체를 통해 전달되기도 했다. 간사이전력은 15%의 자율 절전을 전력 소비자에게 요청했다. 상대적으로 예비율이 부족한 도쿄전력은 대규모 업체에 전력 15% 강제 제한, 소규모 업체에 15% 자율 절전을 요청한 바 있다. 또한 일본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를 전력 사용 억제시간으로 정했다. 건물의 냉방온도를 28도 이상으로 설정했으며, 조명전력을 절감하기 위해 750럭스에서 500럭스 이하로 조정했다.
특히 가정에서는 가능한 한 가전기기 사용을 억제했으며, 대기전력 효율이 우수한 제품일지라도 가급적 전원 콘센트를 뽑는 실천적인 절전 행동을 보였다. 전력 사용량을 기준으로 볼 때 대규모 업체는 15%, 소규모 업체는 18%, 가정에서는 17%를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쿄도 기업과 주민의 절전 노력으로 얻은 고귀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작년 9월 우리는 최초의 순환정전 사태를 경험했음에도 에너지의 소중함이나 절전에 대한 노력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고객 유치를 위해 에어컨을 가동한 채 상점 문을 열어 놓고 영업하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 이에 정부가 규제에 나섰지만 기본적으로 소비자 의식이 문제의 핵심이다.
정부는 14일 ‘국민발전소’ 건설 주간을 선포하고 대국민 동참을 호소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국민발전소’는 우리 국민 개개인이 전기 절약을 통해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는다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우리 국민은 전기 절약에 대한 정신 무장을 다시금 해야 할 것이고, 이제부터 마음을 다잡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비록 시작은 100만 kW의 피크 절감이 목표지만 일본의 사례로 볼 때 비상시 절전 잠재량은 이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 참여를 통한 전력위기 상황 극복 대책 외에도 전기요금의 합리적인 조정을 통해 전력 피크시간을 피하거나 전기에너지 절감을 유인할 방안을 제공하는 등 한층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이제는 전기 절약을 국민운동 차원에서 당연히 추진해야 하며, 이를 넘어 국가적 전력 수요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제어할 수 있는 체질적 개선을 기대해 본다. 전기 절약에 대한 ‘아낌의 미학’은 지나치거나 넘쳐도 무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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