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한민국 인구가 5000만 명을 돌파했다. 1인당 소득 2만 달러(20K·K는 1000을 뜻함), 인구 5000만 명(50M·M은 100만을 뜻함) 이상의 나라들을 ‘20-50클럽’이라고 부르는데, 일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 6개국이 여기에 해당한다. 상당한 규모의 인구와 경제력을 함께 갖춘 강국들이다. 한국의 지난해 1인당 소득은 2만2778달러로 인구 5000만 명 돌파와 함께 일곱 번째 ‘20-50 클럽’ 멤버가 됐다.
그러나 우리가 20-50클럽 국가의 위상을 계속 지켜 나가려면 성장동력 확충과 인구 고령화 극복이 필수다. 한국의 생산가능 인구는 2040년에 지금보다 20%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0년 545만 명에서 2040년 1650만 명으로 3배가 된다. 고령화는 필연적으로 노동력 감소와 경제 활력 감퇴, 성장잠재력 약화를 초래한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20년 뒤 잠재성장률을 1%로 전망한 것도 급속한 고령화 때문이다.
한국 노인층의 빈곤율은 45%로 OECD 평균(13.3%)을 훨씬 넘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더구나 현행 복지제도를 유지하기만 해도 고령화에 따라 앞으로 정부 부채가 급증할 판이다. 국가 재정이 바닥날 때 어떤 파국을 맞게 되는지는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 사태가 잘 보여주고 있다.
암울한 미래를 피하려면 사회인구시스템을 새로 짜야 한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은 1990년 32%에서 2010년 81%로 급증해 남녀 차별 없는 교육을 받고 있지만 경제활동 참여율은 같은 기간 50%에서 55%로 느림보 성장에 그쳤다. 여성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출산과 보육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보육서비스의 질도 높여야 한다. 이는 2010년 1.23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되는 정책이다.
기업체 등의 정년을 연장해 생산가능 인구의 외연을 넓히는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 현재 은퇴시기를 맞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는 교육 수준이 높고 사회참여 의지가 강하다. 이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외국에서 최대한 양질의 노동인력을 받아들여 사회의 활력을 유지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좋은 일자리는 비경제활동 인구를 일터로 끌어내는 강력한 유인책이다. 신(新)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낙후된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