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셰일 천연가스를 잡으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2일 03시 00분


한국이 ‘제2의 석유’로 주목을 받고 있는 셰일가스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셰일가스는 진흙의 퇴적암층인 셰일층에 갇혀 있는 천연가스를 말한다. 유전이나 가스전에서 뽑아내는 기존 가스와 화학적 성분이 같아 난방용 연료용이나 석유화학 원료로 쓸 수 있다. 정부는 셰일가스 개발을 위한 종합대책을 8월경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도 청와대에서 비공개회의를 열고 셰일가스 대책을 주문했다.

셰일가스는 채굴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사장(死藏)된 자원이었다. 2000년대 들어 높은 수압으로 암석에 균열을 낸 후 셰일층에서 가스를 뽑아내는 경제적인 채굴방법이 개발돼 새로운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올해 연두교서에서 “셰일가스를 안전하게 개발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천명한 이후 미국 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셰일가스 생산이 늘면서 미국은 2009년 이후 러시아를 제치고 천연가스 1위 생산국에 올라섰다. 북미지역 가스 가격은 2008년의 약 5분의 1로 떨어졌다.

세계 31개국에서 확인된 셰일가스 매장량만 187조 m³로 전 세계가 6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셰일가스 최대 생산국인 미국이 2015년부터 셰일가스 해외 수출을 시작하면 세계 에너지 수급체계와 연관 산업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가스공사는 2017년부터 20년간 연 350만 t의 미국산 셰일가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국내 연간 가스 사용량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에너지를 거의 전량 수입해 쓰는 한국에 셰일가스는 새로운 기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미국산 셰일가스를 들여올 수 있었다. 셰일가스 수출을 통제하고 있는 미국은 FTA 체결국에 대해 까다로운 심사를 면제해주고 있다. 미국 정부가 셰일가스 수출 승인을 내준 국가 12곳 중 11곳이 FTA 체결 국가다.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가스 도입처를 다변화하고 가스 도입 계약도 이참에 손질해 시장 변화에 따른 손실을 줄여야 한다.

셰일가스의 가격이 계속 떨어진다면 가스발전 비중 확대도 가능할 것이다. 셰일가스 연관산업인 가스시추관과 같은 설비, 가스 운반용 선박, 석유화학 분야의 기회도 선점할 필요가 있다. 미국 현지에서 셰일가스 개발에 따른 환경오염과 경제성 논란이 있었던 만큼 새로운 시장 진출에 따른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
#셰일가스#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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