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통령선거 후보자 경선에 나선 5명의 주자가 오늘부터 30일간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총 20만1320명의 국민참여경선인단 투표와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8월 20일이면 국민은 집권 여당의 대선후보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상대가 될 야권 후보가 언제 나올지는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민주통합당은 ‘후보 단일화’에 목을 매 당내 후보를 정하고도 또 단일화 과정을 거치는 ‘다단계 경선’을 치른다.
▷먼저 예비경선(29∼30일)이 있다. 7명의 후보자 중 여기서 통과한 5명이 전국 13개 권역을 돌며 본경선(8월 25일∼9월 16일)을 벌인다. 과반 득표자가 안 나오면 1, 2위 득표자를 놓고 후보자를 확정짓는 결선투표(9월 23일)를 해야 한다. 이게 다가 아니다.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부정경선이 불거지면서 주춤했던 야권 연대는 강기갑 전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다시 복원될 조짐을 보인다. 통합진보당이 낸 대선 후보자와 그제 책 출간을 통해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최종 단일화가 마지막 관문으로 남아 있다.
▷다단계 경선은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켜 흥행을 극대화한다는 이점이 있다. 고만고만한 후보들이 많은 민주당으로선 애착이 가는 이벤트일 것이다. 그러나 당원과 국민 구분 없이 1인 1표를 주기로 한 ‘완전국민경선제’여서 지역별로 동원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돈봉투 돌리기나 모바일 대리투표 같은 부정이 생길 우려가 없지 않다. 특히 모바일에 친숙한 사람들은 도시에 사는 젊은 세대가 많다. 최장집 고려대 교수도 “특정 정치적 가치 이념 특성이 있는 이 그룹에 대표성이 있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자칫 정치가 쇼처럼 변질되는 ‘청중 민주주의’가 된다는 거다.
▷투표 결과를 집계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권역마다 후보자 토론 전에 투표부터 하는 것도 희한한 역순(逆順)이다. 결국 세(勢) 따라 조직 따라 다단계로 승부를 가르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민주당 내에서도 다단계 완전국민경선이 당권파의 대세론을 밀어붙이기 위한 포장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수차례 경선 끝에 확정된 후보인데도 안 원장과 단일화를 해야 하는 ‘임시후보’다. 다단계 경선이라도 잘해 ‘안철수를 이길 후보’를 만들어내야 그나마 민주당 체면이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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