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4대강 사업, 지천 수질 개선 속도 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4일 03시 00분


환경부가 올해 상반기 4대강의 66개 주요 지점과 16개 보(洑)의 수질을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수질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할 때 쓰이는 산소요구량을 뜻하는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이 4대강 사업 이전(2007∼2009년)의 L당 2.6mg에서 2.1mg으로 낮아졌다. BOD 수치가 높을수록 오염 상태가 심하다. 세제, 비료 등에서 나오는 영양물질인 인(燐)의 총량을 나타내는 총인(T-P)의 평균값도 L당 0.149mg에서 0.083mg으로 44% 개선됐다. 환경부는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수질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환경단체가 “4대강 사업으로 물길이 느려지고 물그릇이 커져 썩기 쉽다”며 제기한 수질 악화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결과만 놓고 4대강 사업의 수질 개선 효과를 말하기는 이르다. 산업폐수 등 미생물이 분해하기 어려운 유기물질로 인한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대부분의 하천에서 증가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분해가 잘 안 되는 수중 유기물질이 늘고 있고, 지천 주변의 산업시설 도로 농경지 등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채 강으로 흘러들어간 것이 원인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4대강 66개 주요 지점 중 24개 지점만 COD가 개선됐고 38개 지점은 악화했다.

4대강 지류에서 더러운 물이 본류로 유입된다면 4대강의 수질 개선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 지류가 정비되지 않으면 침식 재퇴적과 같은 부작용도 피하기 어렵다. 상수원과 본류에 대한 투자에 이어 지류 지천의 수질 개선 사업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BOD 지표 중심의 4대강 사업의 수질 개선 목표도 COD 지표까지 포함해 실질적인 수질 개선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수질 감시와 관리 체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

4대강 지류 지천 5500km를 정비하기 위해서는 20조 원이라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4대강 사업이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려면 지류 지천 정비 계획과 재원 조달 방안을 함께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방하천의 정비 책임이 지방자치단체에 있다고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에만 맡겨둬서는 사업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릴 게 뻔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손잡고 오염이 심한 지류를 골라 집중적으로 개선해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수질 개선을 이끌어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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