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봉주 사면 안 해주면 민란 일으키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30일 03시 00분


민주통합당 안민석 의원이 수감 중인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 “8월 15일 광복절 특사를 기다려보고 10월 26일에도 석방이 안 되면 민란(民亂)을 기획해 일으키려 한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나는 꼼수다 표현의 자유법(정봉주법) 통과를 위한 문화의 밤’ 행사에서 당내 ‘정봉주 구명위원회’ 위원장 직함으로 한 말이다.

정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때 BBK사건과 관련된 허위사실을 유포해 대법원에서 징역 1년형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 선거를 겨냥한 흑색선전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교란으로 봐야 한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구명위원회를 만든 것으로도 모자라 특별사면을 요구하며 민란을 일으키겠다고 위협하기에 이른 것이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정치인들은 현장에 모인 6000여 명의 미권스(정봉주와 미래권력들)와 ‘나는 꼼수다’ 팬들에게 영합하기에 급급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는 “정봉주 의원이 나와서 큰일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세균 상임고문도 “총선 때 내게 편지를 보내 꼭 당선되라고 격려했으니 빚을 갚겠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을 변호했던 이재화 변호사가 이명박 대통령 측근이었던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의 가석방 결정을 비판한 것은 이해 못할 바 아니다. 그러나 “은진수가 권력형 탈옥이라면 정 전 의원은 국민형 탈옥을 해야 한다”며 “10만 명이 모이면 정봉주를 탈옥시킬 수 있다”고 선동한 것은 법률가로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18대 대선 과정에서 또다시 흑색선전이 기승을 부릴 소지가 있다. 민의를 왜곡하는 흑색선전은 엄하게 다스려 뿌리 뽑아야 한다.
#정봉주#민주통합당#안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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