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日 도발에 ‘우리 땅 독도’ 발 디딘 李대통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1일 03시 00분


어제 오후 2시 한국의 동쪽 끝 섬 독도에 이명박 대통령을 태운 전용헬기가 사뿐히 착륙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화산섬 독도는 신라 지증왕 13년(512년)부터 우리 영토로 편입됐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첫 방문이다. 8·15 광복절을 앞두고 대통령이 독도에 발을 딛고 우리 땅임을 천명한 것은 의미가 깊다. 우리의 영토주권을 넘보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실효적(實效的)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는 독도에 대한 역대 정부의 대응 기조는 이른바 ‘조용한 외교’였다. 독도가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나 명백한 우리 영토인 만큼 시끄러운 소리를 내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의 전략에 휘말리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일본은 우리의 조용한 외교 기조를 조롱하듯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사회시민단체가 게릴라식으로 나서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공세를 펴고 있다. 시마네 현은 보란 듯이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했다. 일본 방위백서는 2005년부터 8년 연속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독도를 일본 땅으로 표기한 교과서를 통해 자라나는 세대에 역사왜곡을 부추긴다. 최근 일본 정부는 올해 한국 외교백서에 독도를 한국령으로 표기한 것을 문제 삼아 철회를 요구하는 억지도 서슴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일본의 독도 침탈과 역사왜곡 시도에 대한 경고의 뜻을 담고 있다. “일본의 태도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상황 인식에 따라 국가원수로서 독도 방문을 결행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 대통령의 독도 전격 방문이 임기 말에 인기를 만회하려는 정치행보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오지만 일본의 지속적인 독도 도발이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크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한일 관계의 파국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일본은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한편 주한 일본대사를 즉각 소환했다. 하타 유이치로 국토교통상은 15일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개인 자격으로 참배하겠다며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중의원 해산으로 정권 유지가 불확실한 노다 요시히코 일본 정부의 반발에 흔들리지 말고 우리 정부는 냉철하게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

과거사에 대한 통절한 반성은 고사하고 한국의 고유 영토까지 넘보는 일본이 한국과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 일본이 지금이라도 불행한 역사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고 독도와 관련한 억지주장을 철회해야만 한일 관계가 정상화할 수 있다.
#사설#독도#이명박 대통령#이명박 독도 방문#한일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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